채소값 폭등·공공요금 인상 러시..민생물가 '초비상'

"인수위 역할 못하나" 푸념도..물가 2%대는 `허상`

입력 : 2013-01-04 오후 2:50:25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근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채소값이 폭등하고 전기료와 택시요금도 인상이 예고되는 등 연초부터 민생물가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권인수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푸념도 나오고 있다.
 
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 2개월 연속 1%대 안정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연평균 소비자물가도 전년대비 2.2% 상승해 지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새해 소비자물가 역시 정부와 한국은행은 2.7%를 전망, 안정적인 물가 상승률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지표상의 수치와는 달리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정부 기관의 2%대 안정은 현실감이 없는 이상적인 수치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주요 채소류의 상품 기준 전국 평균 도매가를 살펴보면 일주일 사이 평균 20% 안팎에서 일부 품목은 50%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배추, 당근, 양배추는 작년 이맘때보다 3~4배 더 비싸졌다. 배추값은 ㎏당 1300원으로 1주일 전(1090원)보다 19.3%, 1년 전(312원)보다 316.7% 급등했다. 당근 20㎏은 8만60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18.1%, 1년 전보다 294.5% 뛰었다. 양배추 10㎏은 1만6000원으로 전주 대비 20.3%, 전년 동기 대비 204.2% 올랐다.
 
무(1㎏ 660원)와 대파(1㎏ 2380원)도 일주일 새 3~8% 오르면서 작년보다 2배 이상 비싸졌다. 적상추(4㎏ 2만8400원), 시금치(4㎏ 1만6000원), 청피망(10㎏ 7만6400원)도 지난주보다 21.2~49.2% 급등했다.
 
이처럼 채소값이 급등한 데에는 전국적으로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로 생육이 느려진 데다 폭설 탓에 주요 산지의 출하작업이 줄줄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공공요금 역시 들썩이고 있다. 도시가스 도매요금, 광역상수도 요금,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택시요금 등이 인상 계획을 확정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와 부산지역 택시요금은 지난 1일부터 각각 20%와 16% 안팎으로 기습 인상됐다. 나머지 16개 시·도 중 13개 시·도도 택시비 인상을 검토 중이다.
 
한국전력(015760) 역시 올 겨울 매서운 한파로 전력 사용량이 급등하자 전력수급 불균형을 이유로 전기료 인상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해는 도시가스(7.7%), 전기료(2.1%), 지역난방비(13.4%) 등의 공공요금 인상됐고, 올해도 연초부터 요금인상 분위기는 드세다.
 
아울러 국제유가와 도최근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빵, 라면 등 의 가공식품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대선 일정을 틈타 가공식품과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가격인상 움직임이 있자 물가 안정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서민생활과 밀접한 가공식품과 공공요금 중심으로 가격 인상 움직임이 있어 물가안정을 기반으로 한 경기회복 흐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 이양기의 물가불안 요인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물가안정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정부기관뿐 아니라 소비자단체와 함께 물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엄정 대응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민생 정부'를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활동 초기 물가안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권 인수위가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추진할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는 시기에 인상을 요구하는 각종 물가, 특히 공공요금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시장에 시그널을 던졌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정권 이양기를 틈타 들썩이고 있는 물가를 인수위가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각종 인상요인에 대한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려는 기업과 기관들이 적지 않아서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박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늦장 인선에 몰두하는 사이 서민물가가 치솟고 있다"며 "박 당선인이 나오자마자 눈치 보던 물가가 '이때다' 싶어 다 올랐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박 당선인부터 솔선수범해 민생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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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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