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민생 공약 약속이 국회의원들의 지역 예산 챙기기로 흔들리고 있다.
예산절감을 통해 재원을 조달하려던 박 당선자의 계획이 차질을 빚은 것.
대선 전 박 당선자는 SOC투자, 산업지원 지출에서 의무지출을 빼고 7%를 줄여 매년 약 2조원씩 5년간 8조8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당선자의 뜻과 달리 새해 예산안에서 SOC투자는 24조3000억원으로 정부 원안 23조9000억원보다 오히려 4000억원 늘어났다.
SOC투자가 늘어난 이유는 정당 실세들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챙겼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황우여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아시아경기장 건립예산 615억원이 편성됐고, 이한구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에는 수성의료지구사업비, 대구순환고속도로 사업비 212억원이 배정됐다.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전 대표의 목포에 F1 대회 경비 200억원이 늘었고 박기춘 원내대표의 경기 남양주는 고용지원센터 건립 지원 예산 100억원이 지원됐다.
새누리당은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박 당선자의 복지 공약을 축소하려는 입장이다.
이한구 대표는 2일 뉴스토마토와 전화통화에서 “국채발행으로 복지 공약을 위한 예산이 부족해졌다. 박 당선자의 일부 공약은 내년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들이 SOC예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그나마 있던 복지예산도 축소됐다. 기초생활 무상의료수급 예산 2400억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급여지급 방식을 호봉제로 바꾸는 데 필요한 지원 예산 800억원 등이 감소했다.
복지재원이 SOC투자로 줄었지만 박 당선자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상태다. 박 당선자측 관계자는 “2013년 예산은 이명박 정권에서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재원 계획과 어긋나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