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8일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부처파견 공무원들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정부 인수작업이 시작됐다.
부처파견 공무원의 규모는 최소화됐다. 실무형 인사 중심으로 구성하되 인수위 규모를 최소화해 조직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박근혜 당선자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에서 파견된 공무원은 부처별로 국장급 전문위원과 과장급 실무위원 1~3명씩 전체적으로 53명이다. 전문위원 28명, 실무위원 25명으로 2008년 17대 인수위 파견공무원들보다는 25명이 적다.
소수인원인 만큼 각 부처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자랑하는 인물들이 발탁됐다.
기획재정부의 경우 은성수 국제금융정책국장과 홍남기 정책조정국장이 전문위원으로 파견됐고, 이억원 종합정책과장이 실무위원으로 차출됐다.
은 국장은 과거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장, 금융협력과장을 거쳐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등 국제금융분야에서 활약상이 크다. 최근에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는데에도 크게 기여했다.
홍남기 정책조정국장은 유럽재정위기 이후 각종 경기부양책을 주도하면서 부처 조율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예산전문가이자 직전 상사였던 류성걸 경제1분과위 간사와 손발을 맞추면서 인수위 업무를 보좌할 전망이다.
이억원 과장은 재정부 과장급 중 손에 꼽히는 엘리트로 대표적인 거시경제 전문가다.
당장 미국 재정절벽은 해결됐지만, 유럽재정위기의 장기화와 환율급등 등 대외변수에 휘둘리고 있는 한국경제의 해법을 찾는데 박근혜 인수위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인물들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정책사항인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인력 파견도 최소화 됐다.
당초 3명 수준의 파견인력이 점쳐졌지만, 정은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1명만 인수위 전문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 사무처장은 금융위 업무를 총괄한데다 새누리당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박 당선자의 정책 의지를 가장 잘 반영할 것이라는 기대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핵심역할을 할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신영선 경쟁정책국장과 김성삼 기업집단과장이 파견명단에 올랐다. 신 국장은 지난해 중반까지 시장감시국장을 맡으면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앞장섰다.
파견인사가 '소수정예'로 확정되면서 인수위의 슬림화는 이뤄졌지만, 업무보고는 부실해질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오히려 비공식적인 실무인력이 과거 인수위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인수위의 덩치를 키우지 않는다는 분위기여서 인력을 최소화한것 같다"면서 "인수위가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실무자들을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2008년에는 재정경제부와 예산처에서만 총 7명의 정식 파견외에 세제, 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비공식적인 지원인력 10여명이 인수위를 드나들었다.
파견인력과 업무보고 순서 등에 비춰 부처 조직에 변화가 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인수위가 첫번째 부처 업부보고 일정으로 국방부와 함께 중소기업청을 선택하자 중소기업 정책강화와 함께 지식경제부의 조직개편이 자연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통신분야는 경제2분과위에, 방송부분은 여성문화분과위에 각각 나뉘어 업무보고를 하게 되면서 조직개편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금융부문 파견인력에 금융감독원 인력이 한명도 포함되지 못하면서 금융위의 권한이 강화되는 금융부 신설과 금감원 분리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건전성감독기구와 금융소비자보호기구로 분리돼 권한도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관측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 중 비중이 커서 중요사안마다 금감원 실무자들을 부르게 될 것"이라며 "실제로 금융감독체계개편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