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내수 경차 시장 '눈독'..국내 5사는 '외면'

폭스바겐 등 경차 도입 추진..국내 업체 이윤 낮아 개발 계획 등 전무

입력 : 2013-01-09 오후 5:02:53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국내 경차 시장이 수입차 업체들에게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입차 개방 25년만인 지난 2012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국내 수입차 업체들은 내수 경차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국산 완성차 5사는 마진이 적다는 이유로 경차 개발 계획이 전무한 상태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는 모두 13만858대로 전년(10만5037대) 대비 24.6% 급성장했다.
 
지난해 배기량별 수입차 판매는  2000㏄미만이 49.4%(6만4638), 2000㏄~3000㏄미만이 33.4%(4만3648대), 3000㏄~4000㏄미만 14.1%(1만8511대), 4000㏄이상 3.1%(4061대)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배기량 1000㏄ 미만인 경차는 스마트 코리아의 스마트 포 투가 유일했다. 지난해 스마트 포 투는 모두 185대가 팔리면서 2000㏄미만급 판매량에서 불과 0.29%를 차지했다.
 
◇국내에는 경차가 3종 밖에 없다. 기아차의 경차 레이.
 
스마트 코리아는 올해 전시장을 세곳으로 늘리고 800㏄디젤 스마크 포 투를 추가, 지난해보다 100%이상 성장한 최대 500대를 판매를 목표로 정했다. 올해 수입차 판매 전망치(15만대)치의 0.3% 수준이다.
  
고유가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경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올해 목표를 달성 할수 있을 것으로 스마트 코리아는 내다봤다.
 
다른 수입차 업체들도 국내 경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독일 폭스바겐의 한국법인 폭스바겐코리아가 폭스바겐의 경차 업(UP, 1000㏄)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이르면 올 상반기에 우리나라에 진출 예정인 이탈리아의 피아트도 배기량 1000㏄의 피아트500을 내놓는다.
 
이들 업체는 두 모델이 국내 경차 기준인 배기량 1000㏄미만을 충족하고는 있으나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3600㎜, 1600㎜, 2000㎜ 이하인 차량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어 일단 유보한 상태다.
 
실제 업은 전장이 국내경차 기준보다 4㎜, 피아트500은 3㎜ 전장이 더 길다. 이에 따라 피아트 론칭을 맡은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1400㏄ 피아트 500을 우선 들여 온다.
 
이에 따라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경차 규격을 확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유일의 수입 경차 스마트 포 투.(사진제공= 스마트 코리아)
 
두 업체 관계자는 "한국의 경차 기준은 한-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전인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완화하면서 확정된 것"이라면서 "정부가 경차 기준을 조금만 완화해 준다면 다수의 경차를 국내에 들여올 수 있고, 경차 보급이 확대될 경우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책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경차가 마진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경차 개발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차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도 같은 이유로 하청업체에 경차 생산을 위탁, 판매만 맡고 있다. 실제 기아차 모닝 생산은 하청 업체가 맡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완성차업체가 경차를 1대 팔 경우 차가격의 5% 정도의 마진이 남지만, 인건비 등 운영 비용을 제하고 나면 실익은 중대형 차량과 많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해 국내 경차는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스파크 3개 모델 뿐이다. 경차기준(660㏄미만)이 엄격한 일본의 경우에도 종류가 10종에 달하고, 경차 등록 대수도 전체 등록 차량의 37%에 이르는 것과 대조된다.
 
현대·기아차 한 관계자는 "기아차 모닝과 레이 외에 다른 경차 개발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로 상황은 마찬가지.
 
다만, 한국GM이 올 하반기 스파크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크라이슬러는 올해 배기량 1000㏄의 피아트500을 들여올 예정이었으나, 전장이 3㎜ 길어 경차 혜택이 없자 도입을 유보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경차 기준이 완화될 경우 내수 시장에서 수입 경차 시장 확대가 예상되지만, 시장이 확대 되면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서둘러 경차를 출시 할 것"이라며 "정부는 에너지 절약 정책 실현과 소비자 선택폭 확대 차원에서도 경차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국내 업체들은 이윤에만 급급해 하지말고 기업 시민으로서 적은 점유율이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다양한 경차를 내놔야 한다"면서 국내 5사에 경차 개발도 당부했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 업체들이 경차 도입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국내 경차 기준에 맞지 않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들 업체가 아직 경차 기준 개선을 건의한 상태도 아니다. 완성차업체는 국내 기준에 맞게 차량을 제작, 판매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경차 기준 개선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얘기다.
  
한편 국산 경차 판매는 지난 2011년 18만4899대로 전년대비 15.1%(2만4320대), 지난해에는 20만1844대로 9.2%(1만6985) 각각 상승했으며, 지난해 11월 현재 우리나라 등록 차량(1843만7373대) 가운데 경차는 7.5%(138만7663대)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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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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