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소니의 UHD OLED TV 공개에 애써 의미를 축소하며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TV를 비롯해 가전을 책임지고 있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3' 공식 개막일인 8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부사장)도 “얘기는 들었다”면서도 “아직 보지 못해서 특별히 할 말은 없다”고 말을 줄였다. 그는 “알고 있던 내용으로 특별하게 새로울 건 없다. 일본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제품의) 난이도와 기술력을 (직접) 봐야 안다”고 선을 그었다.
◇소니는 7일(현지시간) OLED TV의 화질을 4배 이상 끌어올린 4K(UHD) OLED TV(56인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김 부사장은 최근 TV 트렌드가 대형화와 초고화질 등 프리미엄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점을 들어 “우리도 (UHD OLED TV를) 개발 중에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단계에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느냐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소니의 공개 제품이 시제품으로 전날 시연회 도중 TV 1대가 먹통이 되는 이른바 블루 스크린 현상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미도 내포됐다.
그는 다만 UHD OLED 기술 개발이 어렵냐는 기자들 질문에 “모든 게 고해상도는 쉽지 않다. 풀HD보다 기술 난이도가 높다”고 답해 소니의 기술 진화에 대해선 일정 부분 인정했다.
소니가 전날 깜짝 공개한 제품은 4K OLED TV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은 OLED TV보다 화질이 4배 이상 높다. OLED TV에 UHD 해상도를 입혀 기존의 OLED TV의 풀HD 화질을 UHD TV 수준의 초고해상도로 끌어올린 것이다.
김 부사장은 또 LG전자의 무안경 3D UHD TV 개발에 대해 “3D는 오래된 얘기 아니냐”며 “우리가 포커스를 두는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삼성도) 3D를 계속해서 하겠지만 아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시장이 성장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전시장 입구 ‘타임리스 갤러리’를 꾸민 초고화질의 UHD TV와 관련해선 “85인치는 CES 끝난 뒤 바로 국내에서 예약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110인치는 현재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게만 200kg이 넘는다. 가격도 그만큼 비싸진다. 수요가 있을 만한 나라를 고려중에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110인치 UHD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 자체적으로 생산이 어렵냐는 질문에는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데 8.5세대 라인에서 패널이 나온다”면서 “(다만) 그 안에 들어가는 여러 부품들이 있는데 그걸 생산하기 어렵다. 그 자체를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110인치 초대형 UHD의 패널을 중국 업체인 BOE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어 “삼성은 앞으로 풀HD에서 UHD로 계속해서 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또 OLED TV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직) 대량 생산이 어렵다”면서 “기술 리더십을 가져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초 55인치 OLED TV를 공개해 놓고도 출시를 미뤄온 것과 관련해서 ‘수율’ 문제를 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전시관 오프닝에 맞춰 세계 최초로 곡면(Curved) OLED TV 55인치를 전격 공개해 전 세계 언론과 관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LG전자 또한 같은 제품을 내놓으면서 라이벌 의식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