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재계 "고용유지 위해 정부와 협의 추진"

인수위와 소통은 "아직은 힘들어"

입력 : 2013-01-10 오후 8:04:20
[뉴스토마토 양지윤·곽보연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올해 투자를 적극 독려하고,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를 추진한다. 정부가 정책자금이나 세제지원을 뒷받침하고, 기업 차원에선 임금을 조정해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10일 회장단 회의 종료 뒤 브리핑에서 "삼성과 현대차(005380), LG(003550), SK(003600) 등 국내 4대 그룹을 비롯해 600대 기업 또는 30대그룹의 투자실적과 계획을 매년 조사하고 있다"며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기업들의 투자계획 설립이 많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월 회장단 회의'를 열고 투자확대와 기업의 윤리경영 등에 대해 논의했다.
 
기업들은 한해 투자계획을 세울 때 올 한해만의 경기전망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4~5년 후의 경기전망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투자계획이 늦어지고 있다는 게 전경련 측 설명이다.
 
대내외 경기침체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어떻게 늘릴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전무는 "새 정부가 들어서는 등 정부적 판단에 영향을 받아 투자를 줄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5년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을 때도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늘리고 과잉 고용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회장단은 조선과 철강, 건설업 등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불황산업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해서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전경련은 "정부는 정책자금이나 세제지원 등을 통해 기업들을 뒷받침할 수 있다"며 "또 기업들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일부 조정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기업이,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노력해 힘을 합치자는 얘기다.
 
새 정부와의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냐는 질문에는 "인수위원회에서도 인수위원과 간사만 임명됐지 경제계 전문위원들은 아직도 검증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며 "인수위가 거의 완성이 돼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데 아직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날 회장단은 '기업경영헌장' 제정과 윤리경영 강화에 대해 심도 높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경제민주화 분위기로 기업들에 대한 국민들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노력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자는 판단에서다.
 
전경련은 "기업경영헌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 중에 있다"며 "7개 분야에 걸쳐 중요한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기업들에 동참하자고 얘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헌장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재장치와 벌칙 마련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회장단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經團連)가 만들어 운용중인 기업윤리헌장을 모범삼아 만들자고 전경련 측에 제안했다.
 
한편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는 "오는 2월21일이 전경련 총회가 열리는 날"이라며 "통상적으로 총회 일주일 전에 차기 회장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허창수 회장은 이날 회의에 들어서며 연임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이승철 전무와의 일문일답이다.
 
▲조선과 철강, 건설 등 고용조정이 불가피한 일부 기업은 정부와 협의해서 고용 유지하게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어떤 방법으로 유지하겠다는건가.
 
-구체적인 방법은 사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설명하기 힘들다. 예컨대 정부 입장에서는 정책자금이라던지 세제지원 등을 통해 뒷받침이 가능하다. 기업 차원에서는 고통분담 차원에서 근로자들과 협의해서 임금을 일부 조정해서 고용을 유지한다던지 할 수 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기업이,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정부가 하는 모습으로 가자는 것이 회장단의 합의한 내용이다. 박근혜 당선자가 전경련에 방문했을 때도 "어려운 기업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LG는 투자계획을 내놨지만 현대차나 삼성, SK등 4대그룹은 아직 투자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언제쯤 발표되나.
 
-아직 투자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기업들이 많다. 보통 2월 중순 이후에 발표됐는데 올해는 새정부가 출범하고 국민적 관심사가 높으므로 최대한 빨리 완성을 해서 언론을 통해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신임 회장 선임과 관련해 얘기 나왔나.
 
-오늘 신임회장 논의는 없었다. 전경련 총회가 2월21일인데 보통 총회를 앞두고 최소 일주일 전쯤 회장이 정해진다. 그때까지 논의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기업경영헌장을 제정하고 윤리경영을 강화한다고 했는데 그 배경은.
 
-지금 경제민주화 분위기 속에 기업들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기업 윤리와 관련해 인식이 부정적인 편이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노력하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쌓자, 꼭 법이 아니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해서 신뢰를 얻자는 차원에서 얘기가 나왔다.
 
▲구체적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 관련된 제재나 벌칙도 있나.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 작성 중에 있다. 7개 분야에 걸쳐서 헌장을 만들고 중요한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서 기업들에게 함께 동참하자고 얘기할 계획이다.
 
제재나 벌칙은 고민하고 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經團連)이 기업윤리헌장을 만들어서 모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 사례를 좀 더 심도있게 관찰해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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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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