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자원 쟁탈전..한·중·일 新삼국지

국영 기업보다는 민간 기업 진출 유리
고용 승계·일자리 창출 등 현지화에 상당히 유리

입력 : 2013-01-11 오후 6:52:15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캐나다 에너지 자원개발을 놓고 한·중·일 3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국영기업보다 정유사나 종합상사 같은 민간 기업이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영기업이 현지 기업을 인수할 경우 국부 유출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어 현지화도 속도를 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11일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중국석유공사, 일본국제석유개발공사 등 국영기업들과 일본의 미쓰비시를 중심으로 한·중·일 기업들이 캐나다에서 에너지자원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가스를 채굴하는 모습
 
비전통 석유자원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한·중·일 동북아 3국이 캐나다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지난 1978년부터 캐나다에 진출해 비전통 석유자원의 대표인 오일센드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미쓰비시 상사가 한국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 '캐나다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등 최근에는 일본의 셰일가스에 대한 관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캐나다 진출 시기가 비슷한 중국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캐나다 내 에너지 기업들을 적극 인수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공집단(Sinopec),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석유공사 등 중국 자원관련 국영기업이 캐나다에 총출동해 자금이 부족한 현지 기업들을 인수할 뿐만 아니라, 자원개발 사업까지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석유공사 한 기업만으로도 캐나다 비전통 석유자원에 총 54억달러(한화 약 5조6000억원)를 투자해 캐나다 기업 인수는 물론, 천연자원 선점을 위한 탐사비용에 투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5월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도 캐나다 셰일가스를 선점하기 위해 현지 정부, 기업 등과 함께 '캐나다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사업에 2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 프로젝트로 오는 2020년부터 캐나다에서 연간 347만t에 달하는 셰일가스를 수입하게 된다. 이마저도 미쓰비스 등 일본 대기업과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CNPC)와의 컨소시업을 통해 이뤄졌다.
  
여기에 캐나다 현지에서 일고 있는 해외 국영기업 반대 분위기로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가스공사와 석유공사와 같은 국영기업의 추가 자원개발 프로젝트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원개발 관련 연구원은 "캐나다 LNG 프로젝트도 10조원 이상의 개발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단독으로 자원개발을 할 정도로 자금도 충분치 않고 단발성 투자나 지분투자를 주로 원해 자원개발국가에 현지화에는 별 관심이 없어 자원 보유국가에서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국영기업들이 당장의 실적을 보이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지화보다는 단발성 투자나 지분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현지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이 막대한 자본을 앞세워 캐나다 내 기업을 인수하고 핵심기술과 자원에만 관심을 보이고, 캐나다 근로자와 주변환경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아 오염이 심화되는 등의 폐단을 겪고 있다. 해외 국영기업들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주요 원인이다.
 
이론 인해 해외 국영기업이 캐나다 민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캐나다의 자원을 해외로 유출하는 것으로 받아 들이는 캐나다 내 여론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론이 정부를 압박해 인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1년 6월에는 중국석유공사는 캐나다에서 외국인 투자로는 최대 규모인 엔카나(Encana) 켓뱅크 리지(Cutbank Ridge)지역 오일샌드 인수에 실패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 일본 국제석유개발 공사 등 아시아권의 국영기업들도 캐나다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일본의 미쓰비시, 미국의 엑손모빌 등 민간기업은 대부분 캐나다 에너지 자원 사업에 성공했다. 캐나다 진출에 성공한 이들 외국 민간 기업들은 현지 에너지 기업과 합병 후에도 종전 기업명을 유지하고 고용 승계, 일자리 창출 등 인수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현지화에 지속적으로 주력한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통상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 관계자도 "캐나다 진출은 현지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현지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투자 회사 설립이 진출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본이 부족한 캐나다 자원 기업들이 많아 현지 문화와 정서를 이해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쉽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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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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