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앵커: 오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과 올해 경제성장 정망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경제성장률은 하향조정됐습니다.
올해부터는 국내외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는데요, 아무래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내달 출범할 새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준금리 인하 결정 배경과 경제성장 전망이 수정된 원인에 대해서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제부 조아름 기자 나왔습니다.
자, 조아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네. 한은은 오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전과 같은 2.7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준금리는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세달째 관망세를 유지했습니다. 금리 동결 배경으로는 국내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정책 조화를 위해 새로운 정부의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국내 경기의 완전한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상반기중 금리인하 카드를 내밀 것이란 예상입니다. 한차례 인하를 단행한 후 하반기 기준금리는 2.5%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취득세 감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기준금리 인하 등 전방위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예상대로 가계 부채 연착륙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주요 목표로 내세울 경우 금통위가 금리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신년사를 통해 경제성장을 강조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1060원 선이 붕괴되기도 했죠. 환율 방어를 위해서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원화 절상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주요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펴고 있어 환율 하락 압력은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환율 방어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한은이 지난 2004년 11월에도 환율 하락과 경기부양책 공조 차원에서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점도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원은 "환율 방어와 새 정부 성장지원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가계 부채와 회사채 시장 경색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전망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 좀 나아질까요?
기자: 11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2.8%입니다. 이는 한은이 10월 내놓은 전망치 3.2% 보다 0.4%포인트 낮아진 수치입니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상반기에 1.9% 성장세를 나타낸 후 하반기에 전반적인 경기회복으로 3.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내년 경제성장률은 3.8%로 예상했습니다.
수출 증가폭은 세계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교역물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에 비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상품수출은 5.5% 성장, 수입은 4.0%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320억달러 내년 270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올해 취업자수는 30만명 내외로 증가해 실업률은 3.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무상보육 등 정부의 복지정책이 확대된 영향으로 저번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5%로 예상됩니다.
앵커: 내년과 올해에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군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10월 전망보다 낮아진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은이 성장 정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재정절벽 위기를 겨우 넘겼지만 부채 한도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각종 경제지표들 역시 결과가 엇갈리면서 미국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점치기에는 이른 상황입니다. 올해 미국 정부가 재정 건전화를 위해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럽 재정위기 역시 둔화되고 있는 모양세지만 경제활동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젭니다.독일 프랑스 등 핵심국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고 재정적자 비율은 GDP 대비 0.5% 내로 유지하는 재정 협약 시행으로 유로존 내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올해 유로존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국내 상황도 여의치 않습니다. 수출은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내수와 투자가 여전히 부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민간 소비가 낮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설비투자도 빠른 회복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건설투자 역시 주택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개선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향후 국내경제의 성장경로는 유로지역 재정 건전화 과정에서의 추가적 성장 둔화 가능성, 미국의 재정 긴축 등으로 하방리스크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올해도 국내경기가 반등하기는 어려워보이는군요. 안그래도 고단한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네요. 조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