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정부가 올해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월 임대료 최저 7만원 수준의 전세임대주택 3000호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급한 1만호는 저렴한 임대료와 깔끔한 시설로 계약이 완료될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 공급물량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하는 학생들도 많다.
14일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보증금 100만~200만원에 월임대료 7만~17만원 수준의 전세임대주택 3000호가 공급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저소득층 복학생 및 신입생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과 오피스텔 대상이며, 최초 계약은 2년, 계약 후 재계약 2회가 가능해 최장 6년 거주가 가능하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공급은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학생이 살 주택을 LH가 전세계약 한 뒤 다시 학생에게 저렴하게 재공급하는 사업을 말한다.
지난해 저소득가구 대학생들을 위해 1만호를 공급해 100% 공급목표를 달성했다.
도입 초기 당첨권 불법 거래와 집주인들의 월세선호 등의 문제로 계약률이 낮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제도 보완과 LH직원들의 계약지원 등으로 본래 취지를 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원 가능한 주택은 당첨 학생이 재학 중인 대학 소재 지역 주택(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으로 전세 또는 부분전세로 계약할 수 있어야 한다.
올해부터는 저소득층을 우선 선발하고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공급과 신청방법이 일부 변경됐다.
우선 저소득층 대학생 자녀들이 먼저 선발될 수 있도록 공급순위를 세분화 했다. 1순위는 기초생활수급자·보호대상 한부모가정·아동복지시설 퇴소자이며, 2순위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 50% 이하 가정·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 이하 장애인이다. 그 외에는 3순위다.
2·3순위에 가점항목(무주택, 가구원수 등)을 신설해 경쟁이 발생할 경우 배점을 합산한 점수에 따라 저소득층 대학생을 우선 지원하게 된다.
이와 함께 공급물량의 30%를 공동거주자(2인 이상 3인 이내 거주)에게 공급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입주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공동거주를 희망하는 경우 미리 거주자를 정해 2명 또는 3명이 공동 신청하면 된다. 경합시 각각의 신청자 순위 조합에 의거해 대상자를 선정한다.
◇절차 대폭 간소화..발품 줄여
지난해에는 신청자가 직접 LH 지역본부를 방문,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재학증명서 등과 기초생활수급자 등 자격서류, 소득 입증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본인이 미리 소득 등을 확인한 후 해당 순위에 맞게 LH홈페이지(http://www.lh.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서류제출도 소득 확인 대상자 파악을 위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 꼭 필요한 것만 스캔해 첨부하면 된다. 학생증명서류(복학 예정 포함)는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경우만 계약 전 제출하도록 했다.
학생이 임대할 물건을 일일이 알아보는 수고도 덜어준다. 지난해에는 임대인, 중개사 등이 사업 내용을 잘 몰라 실제 계약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국토부는 이를 보완해 LH홈페이지를 통해 LH전세임대 계약 경험이 있는 지역별 중개업소 명단을 제공하고, '중개사·임대인 등록물건 시스템, 대학생등록 희망물건 등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공급일정은 15일 입주자 모집공고 후 입주희망자 신청을 받아 다음달 중 최종 대상자를 선정, 발표할 계획이다.
◇매년 3000가구 공급..3~4년내 수요충당 가능
이번 사업은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거주 부담을 해소해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인기를 끌었다.
따라서 올해 공급될 3000호는 수요를 맞추기에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와 LH는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규모를 약 2만5000호로 예상하고 있다.
수치로만 보면 지난해 공급된 1만호를 뺀 1만5000호의 주택이 필요한 셈이다. 올해 3000호를 공급하면 나머지 1만2000호가 부족분으로 남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서민주거안정특별대책의 일환으로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다른 저소득층과의 복지 혜택 형평상 정상적인 공급을 진행하게 됐다"며 "연간 3000호씩 3~4년 정도 더 공급하면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올해는 전체 공급량의 30%에 대해 공동거주를 허용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학가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막상 선정된 학생들이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문제다.
또 정부의 전세 지원액인 7000만원으로 일부 지역의 시세가 맞춰지면서 대학가 전세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일반 하숙집이나 주택단지의 대학생 수요가 급감하면서 손해를 보고 있는 집주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A부동산 관계자는 "대학가 일부 주택의 전셋값은 1000만원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시설 투자를 할 수 없는 저렴한 방은 학생들이 찾지 않아 공실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