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기금에 밀린 서민금융..인수위 보고 '뒷전'

입력 : 2013-01-14 오후 2:34:32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위원회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국민행복기금' 현실화 방안 마련에 올인하면서 서민금융 관련 정책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금융위는 박 당선자의 공약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내용을 중심으로 업무보고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햇살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등 이른바 '서민금융 3종세트'는 현황보고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15일로 예정된 인수위 업무보고시 박 당선자의 가계부채 관련 공약을 중심으로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업무보고는 가계부채 공약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며 "국민행복기금 논의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국민행복기금의 재원 마련 및 운영기관, 지원대상자 선정 등 공약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국민행복기금 재원은 사실상 캠코가 마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금융위는 여전히 "캠코 기금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막판 보고서 작성에 한창이다.
 
금융위는 업무보고시 국민행복기금을 활용, 고금리 대출의 저금리 전환 방법도 제시해야 한다.
 
당선자가 국민행복기금으로 다중채무자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해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눈에 보이는 방안을 내놔야 하는 것.
 
금융위는 현재 캠코가 운영 중인 '바꿔드림론'의 지원대상을 확대해 고금리 대출을 전환하는 방안을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가계부채 관련 보고가 중점이 되다보니 서민금융상품 관련 정책은 '추후 논의'로 우선순위에서 배제됐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재 제각각 운영되고 있는 햇살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제도를 통합, 운영하는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체계적인 서민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당선자도 서민 지원을 강조한 만큼 이번 업무보고시 금융위가 서민금융 관련 제도의 보완 및 개선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현재의 제도를 유지한다는 방향만 정하고 구체적인 논의는 차차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세 가지 서민금융 상품은 기금마다 성격이 달라 통합은 험난한 일"이라며 "서민금융과 관련해 구체적인 공약 사항이 없었던 만큼 서민금융 제도는 차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민금융 컨트롤타워는 학계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특별히 고려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서민금융은 그동안의 제도추진 성과 등 현안보고와 향후 운영계획이 보고될 것"이라며 "향후 운영 계획은 현 제도를 유지, 관리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위에서 서민금융제도와 관련한 지침이나 방향을 제시한다면 추가 검토를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상황에서 지원 대상, 재원 조달 방식, 운영 주체가 서로 다른 서민금융상품을 하나로 합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구 연구위원은 "당장은 지금처럼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되 장기적으로는 시장 원리에 맞게 민간금융회사가 10% 후반에서 20% 중반 사이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만들어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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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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