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노키아가 지난 4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업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착시론'을 주장하고 있다.
노키아는 10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66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52억달러(약 5조489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제품·서비스 부문 영업이익률은 최대 2%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10%의 영업이익률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였다. 통상 제품·서비스 부문은 노키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예상 외의 호실적에 대한 기쁨은 잠시, 노키아의 불투명한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전망은 나뉘었다.
가장 큰 불안요소는 4분기 깜짝실적 중에서 노키아의 올해 실적을 책임질 신제품 라인업의 기여도에 대한 부분이다.
노키아가 구체적인 매출 자료를 아직 공개하지 않아 이번 호실적이 윈도8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신제품 스마트폰 '루미아 920'의 선전에 따른 결과인지, 재고 정리 차원에서 낮은 가격에 내놓은 구형 스마트폰이 매출에 기여한 결과인지 불투명하다는 게 엇갈린 시각의 배경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키아가 판매한 440만대의 루미아 시리즈 중 신형 제품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루미아920의 경우 판매 초기부터 수품 수급에 혼선이 초래되면서 제품 공급이 원활치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IT 전문 매체인 올씽스디(AllThingsD)는 노키아의 저가형 휴대폰인 '아샤(Asha)'가 윈도폰 루미아 시리즈보다 두 배 가량 높은 93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루미아 신제품이 기여한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다.
또 아직은 '부활'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에서 쌓아올린 시장 수요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거의 무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도전자 처지다. 4분기에 노키아가 판매한 스마트폰 440만대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의 2%에 불과한 규모다.
증권업계에서는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정한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미들·하이엔드급 라인업을 강화해 최소한 10~1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의 ZTE, 화웨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005930), 애플 등도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핀란드 에스푸(Espoo)에 위치한 노키아 본사(사진=SlashG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