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홈쇼핑 해외진출 활발..첫 타이틀 경쟁도 '치열'

입력 : 2013-01-15 오전 11:02:38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내 홈쇼핑업체들이 제2의 도약을 위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CJ오쇼핑과 GS샵, 현대, 롯데 등 홈쇼핑사들은 해외 진출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으며 국가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년 사이 동남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 덕으로 한류 바람이 가장 거세면서도 거부감을 적게 나타내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 CJ오쇼핑, GS샵, 롯데가 진출해 내국 못지 않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을 필두로 인근 동남아 국가, 더 나아가 새로운 시장을 확대하고 '첫 진출'이란 타이틀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터키 이스탄불 사만드라에 위치한 MCJ 스튜디오에서 쇼호스트들이 터키 가전업체 'Vestel'社의 믹서기를 이용해 터키 전통음식인 '초르발라'를 만드는 시연을 보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1위 기업인 GS(078930)샵은 지난 2009년 인도에 이어 2011년에는 태국에도 진출했다. 인도와 태국 진출은 국내 홈쇼핑 업체로는 처음이다. 이후 지난해 2월 베트남, 4월 중국, 7월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 잇따라 진출하며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진출 성과도 나쁘지 않다. 인도는 2011년 1300억원의 취급고를 올린 데 이어 2012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하며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 이후 TV사업부문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등 수익성 강화도 지속되고 있다. 태국은 사업 개시 1년 만에 약 180억원의 취급고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1주년이 되던 2012년 10월 월간 BEP(Break-Even Point 손익분기점)도 달성했다.
 
올해 GS샵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하다. 상반기 중 터키 진출도 계획중이며 진출 가능성도 높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특히 이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적극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기존 해외사업의 성장 및 안정화에 주력는데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다. '동반성장'의 국내 산업 기조를 해외에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인도와 태국, 인도네시아 처럼 이미용과 패션잡화의 영향력이 큰 시장을 대상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국내 주방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밀폐용기 등 주방용품을 주력으로 공급해 올해 취급 목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베트남은 홈쇼핑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는 점을 감안, 우수한 품질의 상품 공급을 통해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데 매진한다.
 
조성구 GS샵 글로벌사업본부장(전무)은 "최고의 홈쇼핑 노하우와 우수한 국내 중기상품이라는 두 개의 엔진을 가지고 세계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며 "해외 파트너사에게는 자국 내 성공을, 국내 중소기업에게는 세계 시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GS샵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 트리플윈(Triple-Win)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035760)은 2004년 4월 중국에 진출, 국내 홈쇼핑 업체로는 최초의 해외 진출 타이틀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5일에는 터키도 진출, 국내 업체 첫 유럽 진출이란 타이틀 마저도 가져갔다. 2009년 3월 인도, 2011년 일본, 베트남, 지난해 6월 태국 등에 이은 잇단 연착륙이다. 특히 터키 진출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한국형 홈쇼핑 사업을 알리는 첨병 역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CJ오쇼핑은 글로벌 플랫폼에 양질의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CJ IMC (International Merchandising Company)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CJ오쇼핑은 해외기업과의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해외 플랫폼의 기능적 한계와 유통채널이라는 영역을 벗어나, 한국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양질의 제품을 해외에 진출시키고 해외 플랫폼이 진출해 있는 지역의 우수상품을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 공급하며 또 다른 수익창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CJ IMC는 CJ오쇼핑을 통해 판매된 패션잡화 브랜드 ‘럭스앤버그’를 국내와 상해에서 동시에 론칭한 바 있으며, 국내 중소기업인 입큰의 화장품 ‘진동파운데이션’은 CJ IMC를 통해 중국 홈쇼핑 채널과 일본 드럭스토어 등을 통해 해외에 진출, 2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또 한국에서 2001년 론칭해 다양한 라인을 선보이고 있는 여성 이너웨어 브랜드 ‘피델리아’는 2008년 상해 동방CJ에 성공적인 론칭 이후 CJ IMC를 통해 인도 및 베트남으로 그 판매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CJ오쇼핑은 2013년 기존 진출해 있는 6개국 8개 글로벌 사이트의 안정화 및 신규시장 진입기회를 지속 발굴하며, 안정화와 수익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2015년 해외 취급고 비중 5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미 진출해 있는 국가 중 사업성이 높은 곳에 대한 추가 진출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지역 별로 수익성 개선 및 실적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글로벌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CJ IMC 사업 확대와 상품공급 역량 강화에도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글로벌 사이트에 대한 상품소싱을 전담하는 CJ IMC는 2013년에도 해외 플랫폼에 대한 상품의 소싱과 공급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이끌어 갈 계획이다. 방송 판매를 통한 수익 외에도 상품 소싱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지원을 통한 글로벌 상생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온오프 유통 최강자 롯데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롯데홈쇼핑은 '2018 Asia No.1 글로벌 홈쇼핑'을 지향하며 신성장동력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꼽고 해외 사업 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대만, 중국,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상태며,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매출 신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이 대만 내 최대 금융 지주 회사인 ‘푸방(富邦) 그룹’과 함께 설립한 ‘FMT(Fubon Multimedia Technology)’는 2004년 12월 초 대만 전역의 4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시험방송을 시작한 데 이어, 2005년 1월 방송 채널명을 ‘모모홈쇼핑’으로 정하고 본 방송을 통해 대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모모홈쇼핑 지분의 11%를 보유하고 상품교류는 물론, 모모홈쇼핑 이사회에도 참여해 의사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대만 시장 진출 초창기에는 PD, 카메라 감독 등 방송제작 관련 인력이 직접 대만으로 건너가 주기적인 컨설팅을 통해 우리의 우수한 홈쇼핑 노하우를 전수했다. 또 롯데홈쇼핑 쇼호스트가 직접 모모홈쇼핑 방송에 출연해 우리나라 홈쇼핑 특유의 감칠맛 나는 진행을 한 수 전하고 현지 언론의 집중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모모홈쇼핑의 핵심인재들이 정기적으로 롯데홈쇼핑을 방문해 최신 홈쇼핑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 받고 있으며 정보교류회도 진행 중이다.
 
이에 설립된 지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2010년에 4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2008년(2000억원) 보다 두 배 이상 급성장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또 롯데홈쇼핑은 2010년 8월 중국 '럭키파이’ 홈쇼핑의 지분을 인수하며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럭키파이는 중경, 운남, 산동 등 3개 지역에 방송을 기반으로 중국 전역에 홈쇼핑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 지난해 15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올렸다.
 
럭키파이를 통해 선보인 제품 중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롯데홈쇼핑이 협력사 (주)엘샴마와 공동으로 개발,기획한 세라믹 냄비 '엘쿡(L.COOK)'으로 중국에서 지난해 7월, 대만에서는 올해 1월 선보였으며,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으로 현지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 롯데홈쇼핑은 올해 2월 베트남의 대형 미디어 그룹 '비엣(DatVietVAC)'과 합작법인 '롯데닷비엣'(Lotte Datviet)'을 설립하고, 하노이, 호찌민 등 인근 지역 150만 시청가구를 대상으로 24시간 방송을 시작했다.
 
전략적 파트너십 제휴를 통해 롯데홈쇼핑은 국내에서 쌓은 홈쇼핑 사업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방송 운영을 담당하고 '닷비엣'은 현지에서 채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닷비엣은 지난 1994년 설립된 이후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에 9개의 자회사를 두고, 광고·영화·드라마 제작, 이벤트 사업, 채널 운영 등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2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특히 세계 최대 광고전문회사 WPP의 미디어서비스 자회사인 그룹엠(Group M)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기반으로 베트남을 넘어 세계적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베트남 사업 진출을 목표로 지난 해 초 현지에 직원을 파견해 시장조사, 방송기획, 운영 방향 구축 등 사업 전반에 관한 준비를 해왔다. 앞으로 이미 진출한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롯데 계열사의 베트남 내 인지도를 활용해 고급 홈쇼핑을 지향하는 전략으로 상품 판매 및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재상 롯데홈쇼핑 해외사업기획팀장은 "베트남은 향후 10년 이내에 인구 1억명의 신흥 시장으로 발돋움이 예상되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중요한 지역”이라며 “앞으로 상품군 확대와 더불어 한국의 우수 상품을 적극 도입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송출지역을 확대하는 등 발전을 거듭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홈쇼핑 3위 기업인 현대홈쇼핑의 해외 진출은 미미한 편이다. 지난 2011년 7월에 중국 상하이에 진출, 사업 2년째에 접어드는 가운데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한 내실을 추구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상하이에서 홈쇼핑의 채널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고,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상품 중심의 편성 정책을 펴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중국 상해 현지 디지털 TV 시청 가구수의 증가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011년 200만이었던 디지털 TV 시청 가구수가 12년 350만 가구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500만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해 가유 홈쇼핑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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