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코스닥이 살아야 중소기업이 산다!

(코스닥을살리자)①중소기업 자금조달기능 회복해야

입력 : 2013-02-05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이번 설 연휴가 지나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임기가 곧 시작된다. 2월25일 취임식과 함께 출범하는 새 정부에 거는 새희망도 함께 출발한다. 특히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각종 정책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대기업의 이익은 계속 쌓이고 있지만, 그 쌓이는 이익만큼 신규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고 있다. '고용없는 성장'도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 활성화가 필연적이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코스닥시장의 발전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왠만한 중소기업은 은행 문턱을 넘기도 쉽지 않다. 주식시장의 활성화는 중소기업에게 자금조달창구의 문턱이 낮아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코스닥시장 활성화가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코스닥 시장의 현실과 발전방안을 모색해보고자 4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편집자)
 
코스닥시장이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한껏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박 당선자의 대선 공약과 정권인수를 사전작업속 경제 패러다임의 핵심이 중소기 업과 벤처, 코스닥 시장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 당선자는 취임직후 공식적인 첫 발걸음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닌 중소기업연합회로 돌리며 공약이행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켰다.
 
지난달 25일 경제1분과 업무보고에서도 직접 중소기업, 벤처, 코스닥 등에 대한 정책 마련을 주문하는 등 공염불로 끝나지 않겠냐는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회복세 보이는 코스닥, 부활 신호탄?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7% 오른 503.67로 장을 마감하며 500포인트를 유지했다.
 
1월 한달간 코스닥 지수는 전년말대비 2.4% 상승해 한 차례를 제외하곤 500선을 유지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경제불안에 대한 우려 지속과 대선을 앞둔 각종 테마주의 난립속에 부진을 겪던것과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1997년이후 최저수준인 2조1290억원에 그치며 극심한 돈 가뭄에 허덕였다.
 
전년(2조2500억원)과 비교해도 5.3%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연간 거래대금도 528조280억원으로 전년보다 29조9790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2000년 정보통신(IT) 버블속에 3000선에 육박했던 코스닥 시장은 10여년간 급속히 쇠락하며 500선마져 버텨내기 힘든 상황이다. 
 
시가총액은 코스피의 겨우 10분의 1수준에 그쳤고, 1000여개가 넘는 코스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코스닥 디스카운트, 책임은 누가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상장법인 900여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스닥 상장효과와 브랜드가치'라는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효과와 시장내 브랜드 평가, 상장 이후 기업이미지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상장 이후 외부감사와 공시의무를 통한 경영투명성 제고와 경영합리화를 통한 브랜드 접근 등의 상장효과가 높다는 의미다.
 
반면, 여전히 저평가된 주가와 코스피 시장과의 차별화는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 부진은 경제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온 시장의 인큐베이팅 기능이 빛을 바랬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같은 부진의 핵심은 부족한 자금조달 환경에 있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는 "코스닥 기업에 있어서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나 연구개발의 자금 확보이 중요하지만, 실제 코스닥 기업 투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나 혜택은 전무하다"며 "대기업과의 자금조달 경합을 지원할 수 있는 중소기업형 자금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배임과 주가조작 등으로 얼룩진 시장속탓에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도 희석됐다.
 
최근 테마주 열풍에서 볼 수 있듯 장기적 기술투자가 아닌 단순 '투기'적 행태가 시장에 만연한 것도 풍부한 유동성을 담당하는 기관과 외국인을 가로막으며 코스닥을 더욱 가능성 없는 시장으로 만들었다. 
 
한 중소형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에 대한 투자는 도박성이 짙은 측면이 높아지고 있다"며 "꾸준한 성장이 예견되는 대형주보다 한방이 터질 때를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아니면 코스닥기업에 대한 접근을 꺼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당초, 국내총생산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참여한 코스닥 시장은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중소 벤처기업을 중소기업으로, 다시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산파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벤처거품이 사그라들고,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가 허약해지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기관과 외국인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
 
또, 어렵게 상장에 나선 기업들조차 오히려 상장 이전이 더 기업하기 좋았다는 불평을 늘어놓을 정도로 시장 자체에 대한 평판은 악화된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와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우량기업의 코스닥 진입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는 법적, 제도적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애물단지로 전락한 코스닥시장의 부활을 이끌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GH노믹스, 해법될까
 
하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코스닥 시장 참여자들은 박 당선자가 공약을 실제로 추진할지 여부와 무관하게 돌파구가 나와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초기부터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정책들은 대부분 ▲제도개선을 통한 투자기회 확대 ▲대·중소 동반성장을 위한 인력·연구개발 지원과 공유 ▲공정경쟁 질서 확립 등을 골자로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코스닥 상장 기업은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자금, 제도, 판매 등의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현지 인큐베이팅 제도도 더욱 보강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부족한 코스닥 시장 관련 상품의 활성화를 위해 전용 펀드 등의 조성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대부분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중소기업 지원책이 마련되겠지만, 실제 진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낙관론을 제기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이사는 "정책 방향은 훨씬 중소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강조될 것"이라면서도 "경제개발과 민주화라는 다른 조건의 명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소 낮은 정책기대감을 내보였다.
 
이와 함께, 코스닥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각도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벤처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며 코스닥시장에 진출한 한 기업 대표는 "상장 전 비약적 발전에도 상장이후 매출과 정반대로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원인"이라며 "정부주도의 기관이 코스닥에 좀 더 투자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한 개인과 외인투자의 유도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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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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