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일본 신생아의 제대혈(탯줄 속 혈액)이 오는 5월부터 우리나라 제대혈은행에 보관된다.
국내 제대혈은행이 해외 현지에서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왼쪽)와 사노사 키미히코 사노 대표가 제대혈은행 업무 제휴 후 기념사진 촬영하고 있다.
제대혈은 출산 시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가 향후 본인이나 부모, 형제 등이 난치병 걸릴 경우 치료제로 사용된다. 치료 효율(세포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산 후 신속하게 가공, 보관해야 한다.
따라서 해외 현지에 별도의 제대혈은행을 설립하지 않는 한 운송 거리상의 문제로 해외 진출이 쉽지 않고, 그나마 인근 국가들마저 의료산업 특유의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메디포스트는 보관 기술력을 앞세워 일본에 진출했다. 이는 그 동안 내수 산업으로만 여겨졌던 국내 제대혈 보관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평가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4년 빠른 1994년 첫 제대혈 이식을 실시한 이후 1999년부터 11개 제대혈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연간 제대혈 이식이 1000건 이상 실시되고 있고, 조혈모세포 이식 중 제대혈 비율이 45%로, 10% 수준인 우리나라는 물론 프랑스(30%), 미국(20%)보다 높은 제대혈 선진국이다.
이와 함께 메디포스트는 오는 5월부터 일본 내 영업을 시작해 내년에 4천 유닛(Unit), 2015년에는 연간 1만 유닛의 제대혈 보관 계약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1만 유닛은 국내 시장 점유율 40%를 기록하고 있는 메디포스트의 1년 제대혈 보관량의 절반에 이르는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일본 내 신생아 수가 한국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양 사는 전망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국내 소비자들에게 15년 보관 기준 136만 원의 비용을 받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혈액 운송 비용과 현지 시세 등을 고려해 12년 보관 기준 220만 원 선의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일본은 혈액내과 및 줄기세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을 갖추고 있어, 이번 일본 진출은 국내의 높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