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경기불황과 정부 규제 등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유통업계가 미래 잠재 고객인 젊은층 모시기에 나섰다. 그 동안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여겨졌던 일부 VIP 고객들까지 씀씀이를 줄이자 백화점 문턱을 낮춰 젊은층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들은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SPA 의류 브랜드와 편집숍을 대거 유치하고 전용 프리미엄 서비스를 신설했으며, 홈쇼핑은 캐쥬얼 의류를 잇따라 론칭하는 등 젊은층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개점 9년만에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를 리뉴얼했다.
젊은층 트렌드를 반영해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디자이너 브랜드 등으로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고, 매장 간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인테리어를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젊은층을 겨냥해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를 리뉴얼했다.
젊은층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과 홍대, 명동거리의 브랜드들도 대거 영입했다. 홍대거리의 편집숍인 '카시나', 가로수길의 '라빠레트', 명동거리의 '스파이시컬러'와 '스마일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기존 입점돼 있었던 유니클로, 자라, 망고 매장을 리뉴얼했고, 해외 잡화 SPA브랜드인 찰스앤키스를 신규입점 시켰다. 마니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무인양품'도 패션의류 라인을 강화해 재오픈 했다.
롯데백화점은 영플라자 리뉴얼을 통해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10~30대 매출 구성비가 15% 가량 상승했으며, 젊은층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20~30대 고객 전용 VIP 공간인 'U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VIP 기준이 연간 구입금액 3500만원인데 비해 U라운지는 연간 100만원으로 가입 문턱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U라운지 입장고객에게는 음료나 과자 등을 자판기에서 고를 때 사용되는 U코인을 제공하며 사진인화 서비스, 상설 전시 공간 관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SPA브랜드와 쇼핑몰에 빼앗겼던 젊은층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매장 동선과 브랜드 교체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아직 40~50대 주요 소비층에 비해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요 고객이 될 젊은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는 젊은층을 겨냥해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생활·주방용품, 식품 보다 패션 제품의 마진이 크고 젊은층을 TV앞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신진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홈쇼핑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일반 매장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캐주얼 브랜드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앞서 작년 초에는 영 캐주얼 브랜드 '디키즈(DICKIES)'를 론칭해 약 60억원의 주문 실적을 올렸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는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에어워크(AIRWALK)'를 판매해 8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