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연초부터 시작된 어닝시즌이 어느덧 중반을 지나가고 있다. 최근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사의 28%만이 시장 추정치 대비 양호한 수익을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은 기업은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 상장사 중 증권사 3곳이 이상이 실적 추정에 나선 곳은 63개로 이 중 18개사(28.57%)만이 실제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LG생명과학(068870)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149억원으로 집계되며 기존 추정치였던 41억원보다 258.67% 많은 실적을 발표해 투자자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김혜림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생명과학의 수익성 호전은 당뇨병치료제 신흥시장 판권계약과 바이오시밀러 공동개발 계약에 따른 수수료 수입이 반영됨에 따라 기존 기대치를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초 이후의 주가 급등세로 인해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정보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생명과학은 정밀화학 수출이 확대되고 차세대 당뇨병치료제인 제미글로의 신규매출 발생, 웰빙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의 매출 호조 등이 예상돼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0.1%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잠정치 괴리율 현황
자료 : 에프앤가이드
기준 : 별도기준, 실적 추정기관수 3곳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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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인 입국자 수 감소에 실적이 예상치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및 엔화약세의 환율 요인에 따른 무역규모 감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다른 매출 감소의 영향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무역 부문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철강 및 금속, 화학 부문의 교역규모 감소와 타 상사대비 자연 헷지 비중이 높아 환손실도 상대적으로 컸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일단 증권가에서도 우려했던 실적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를 활용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은 유효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수헌 SK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둔화된 지난해 2분기 이후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다음 분기 실적이 상향조정 되는 종목들이 그렇지 못한 종목들 대비 높은 초과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4분기에도 이러한 종목들이 실적발표 이후 평균 1.7%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어 이들은 향후 시장 전반적인 실적이 둔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희소성으로 인해 시장에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