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범죄로 등록취소된 변호사 '10년來 최고'

지난해 27명, 전년에 비해 2.5배 이상 증가

입력 : 2013-02-19 오후 8:41:57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작년 한해 범죄를 저질러 등록이 취소된 변호사가 최근 10년래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신영무)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혐의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돼 변호사 등록이 취소된 건수가 27명에 이른다. 전년(11건)에 비해 2.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년도별로는 2002년 2명,  2003년 3명, 2004년 6명, 2005년 5명, 2006년 6명, 2007년 8명이었으나 2008년 11명으로 늘더니 2009년 13명으로 증가했다. 2010년 6명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11년부터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변호사법 18조는 형사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금고 이상의 형과 함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지난후 2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고 유예기간 중에 있는 경우 등을 변호사 등록취소사유로 정하고 있다.
 
등록취소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범죄를 저지르는 변호사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행정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 적지 않아
 
변협·법무부 징계처분을 받은 변호사들이 이에 불복, 소송을 낸 경우도 적지 않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매년 행정소송에 접수된 건수는 2008년 1건, 2009년 8건, 2010년 1건, 2011년 4건, 2012년 4건이다. 의뢰인에게 돌려줄 돈을 돌려주지 않거나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등 돈 문제가 많지만 욕설이나 폭행 등의 사유로 징계처분을 받는 경우도 없지 않다.
 
A변호사는 1심 승소 후 성공보수금 및 소송비용으로 3억원을 수령한 뒤 항소심 사건도 수임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약정을 뒤엎고 소송비용 3억원을 의뢰인에게 반환하지 않았다. 
 
진정을 받은 변협은 과태료 500만원의 징계처분을 결정했다. 그러나 A변호사는 불복했고 법무부 징계위도 같은 결정을 내렸지만 A변호사는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냈다가 소송비용만 날리고 최근 징계처분이 확정됐다.
 
 
B변호사는 7억원 넘게 세금을 체납하고 과태료 800만원의 징계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법원은 지난해 9월 "원고는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연간 3억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얻었음에도 장기간에 걸쳐 7억원이 넘는 고액의 국세를 체납한 점을 고려할 때,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준법정신을 갖추지 못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헌법상의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C변호사는 법원 여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지원장과 친분을 내세우며 협박했다가 과태료 500만원의 징계를 당했다.
 
변협과 법무부의 징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최근 C변호사에 대한 징계처분을 확정했다. C 변호사는 앞서 2006년에도 편의점에 들어가 담배를 피우며 종업원에게 욕설을 하고 난동을 피운 혐의로 벌금 50만원의 형이 확정되기도 했다.
 
◇헌재, '품위손상' 변호사 징계조항 합헌
 
변호사들의 징계 사유로 가장 많이 적용되는 것은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다. 앞의 세 변호사의 경우 사유는 다르지만 변호사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은 공통적으로 적용됐다.
 
이렇다 보니 변호사법상 '품위유지 의무'가 불분명해 위헌이라는 주장이 변호사들 사이에서 많이 제기 됐다. 결국 위헌성 시비는 헌법재판소까지 올라갔으나 기각됐다.
 
변호사 이모씨는 변협으로부터 2008년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500만원의 징계 처분을 받고 불복 소송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품위유지 의무'를 규정한 구 변호사법 제91조 등이 위헌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재판관의 전원일치된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는 "'변호사로서의 품위'란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로서 그 직책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평균적인 변호사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변호사의 전문성, 공정성, 도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직무와 관련이 없는 행위에 의해서도 형성되는 점, 징계 사유인 품위손상행위는 변호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에 한정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변호사법 91조의 적용범위에 직무외의 행위까지 포함하더라도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고도 설명했다.
  
◇변협, 법조비리 척결 적극 나서
 
대한변협은 지난 4일 전국 변호사 비리를 조사하기 위한 올해 첫 번째 조사위원회를 열고 비리 변호사 9명에 대한 징계 심사에 착수했다. 종전에 비해 한층 강화된 분위기다.
 
현행 변호사법은 대한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징계처분 권한을 부여하고 그 처분에 불복할 경우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가 심사하도록 하고 있다.
 
변호사 징계의 종류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 5가지다.
 
변호사 징계권은 원래 법무부가 갖고 있었으나 인권 변호사 탄압을 목적으로 징계가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993년 변협으로 이관됐다. 징계위는 판사 2명, 검사 2명, 변호사 3명, 법학교수 1명, 비법조계 인사 1명 등 9명으로 꾸려진다.
 
현재 변협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변호사들의 징계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2개월에 한번씩 조사위원회를 열고 변호사들의 징계 심사에 착수한다"며 "변호사법 및 회칙 위반, 품위 손상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앞서 2010년 29명, 2011년 37명, 2012년 21명의 변호사에게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한편 서울변호사회도 단기간 변호사 대량증원으로 인한 법조비리 증가를 우려해 '법조비리신고센터'를 지난해 4월 개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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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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