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청와대, 행정부 휘어잡는 옥상옥?

최측근 일제히 전진배치..'내각에 힘싣겠다' 공약 무색

입력 : 2013-02-19 오후 5:04:40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당선자가 ‘책임장관제로 내각에 힘을 싣겠다’던 공약과 달리 행정부를 휘어잡는 '강한 청와대'를 구성했다.
 
박 당선자는 18~19일 잇따라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했다.
 
박 당선자의 최측근인 두 사람은 행정부처는 물론 여당에 강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인사위는 새 정부에서 장관 등 고위 공무원의 임명 등을 논의하고 추천하는 기구다.
 
인수위 측은 인사위가 독립적이고 협의체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처럼 행정안전부로 인사권을 이관해 대통령이 별다른 논의장치 없이 인사권을 행사했던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당선자의 최측근인 허 내정자가 청와대 비서실장을 겸임하면서 고위공직자의 인사 관련 권한까지 쥐게 되면 행안부 시스템보다 오히려 더 제도상 후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 내정자가 인사권으로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이라면,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는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내정자는 지난 대선에서 야당과 육탄 여론전을 벌일 만큼 거침이 없고 박 당선자의 신뢰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박 당선자는 청와대 권한을 줄이고 내각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정부3.0’ 공약에는 “총리와 국무위원의 권한과 정책 책임성이 미흡해 제왕적 대통령제로 비판받았다”며 “총리의 정책조정과 정책주도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각 부처 장관에게 실질적으로 예산, 인사, 조직 권한을 위임하는 ‘책임장관제’를 확립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이때문에 청와대 인선 내용에 대해 박 당선자가 공약을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정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박근혜 정부는 ‘작은 청와대’를 표방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군장성 인사부터 시작해 내각의 장관들이 각종 인사를 위해 측근들과 힘 쎈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청와대에 협의하러 줄줄이 들락거릴 것이 뻔한데 무슨 작은 청와대인가”라고 비판했다.
 
청와대 수석 임명 소감 발표를 하고 있는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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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