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를 둘러싸고 성장인지, 경제민주화인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그 동안 경제민주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해 온 박근혜 정부가 경제 사령탑으로 '성장 예찬론자'를 앉히면서부터다.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원회는 19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추가 인선을 발표했다. 이로써 사실상 내각 및 청와대 인선이 마무리된 셈이다.
'박근혜 노믹스'를 이끌 새 정부의 경제부처 수장을 보면 성장과 분배가 적절히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당선자의 대표 공약인 경제민주화 관련된 인물을 빠져 있는데다 경제를 총괄하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내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용섭 의원은 현 내정자에 대해 "전통적인 성장 중심론자"라며 "신자유주의적인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민주화나 복지 정책을 잘 실천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현 내정자는 그동안 경제민주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며 "당선자의 경제정책 기조인 경제민주화 공약을 버리고 성장 중심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역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운용 기조인 경제민주화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가 아니다"며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소신과 활동을 보여준 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현 내정자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그 동안 복지정책 확대나 대형마트 규제 등에 반대해 온 성장론자이기 때문이다.
경제분야 브레인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거시경제 흐름을 읽고 관리하는 등 전문성은 인정하지만, 시대적 화두인 경제민주화를 잘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인지 의문이라는 것.
경제부총리 인선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 내정자는 성장론자라는 지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현재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경제 정책이란 것이 여러 정보와 전략을 고려해 추진해야 하므로 모든 것을 파악한 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현 내정자가 '정권 친화적'인 성향을 보여온 것에 비춰볼 때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심지어 이미 박근혜 정부에 대한 코드 맞추기가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 인선 발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 내정자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통해 중산층을 복원하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성장을 지속적으로 꾀하면서 시대적 요구이자 박 당선자의 굵은 공약 중 하나인 복지에 발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특성상 개인의 정책 관념을 관철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 내정자가 유연한 사고를 가진 만큼 박 당선자의 의중을 잘 반영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