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48억원을 기록하며 장기간의 영업적자에 벗어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은 1964억원으로 전년대비 87.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일시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났지만 전반적인 지난해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을 기록한 것.
최근 TX팬오션의 주가는 매각 기대감 축소, 실적부진 우려 등을 반영하며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는 구간이다. 지난달 매각 기대감이 고조되며 기록했던 연고점 대비로도 주가는 20 밀려난 상태다.
한편 실적 발표 이후 STX팬오션의 향후 실적에 대한 증권사의 전망이 엇갈리게 나오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 "업황 바닥 통과중".. 목표가 '상향'
일부 증권사에서는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건화물선 업황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STX팬오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4600원에서 53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도 벌크선 운임지수(BDI) 회복속도가 하반기부터는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5400원에서 6500원으로 올려 잡았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STX팬오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BDI가 953으로 매우 낮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업황속에서도 상당히 선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건화물선 업황이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회복될 전망"이라며 "STX팬오션의 경우 다수의 장기 운송 계약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BDI 1100 이상에서 영업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실적부진으로 그간 하락추세를 나타낸 만큼 가격메리트 역시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적과 함께 그동안 주가부진을 야기시켰던 여러가지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들이 완화되면서 주가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함께 내놓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부터 3년만에 업 사이클(up-cycle)이 시작될 것으로 판단되며, 신용도가 낮은 STX그룹에서부터 분리되면서 그 동안의 주가 할인 요인이 소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M&A 지연, 유동성 리스크 감안해야
시장에서 지적하고 있는 STX팬오션의 약점은 더딘 인수합병(M&A) 진행과 유동성 리스크다.
작년 말 기준 STX팬오션의 차입금은 약 4조4000억원, 부채비율은 302%, 신용등급은 BBB+다.
올해 3월과 10월 만기 회사채도 각각 2000억원, 선박 시설투자비(CAPEX) 자담이 약 1000억원, 선박부채 원금상환이 약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유동성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주가상승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 5000억원의 자금발행이 필요할 것”이라며 “M&A로 주인이 바뀌거나 새 정부에서 출범이 유력한 선박보증기금의 지원 없이는 발행 시 마다 잡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M&A도 투자의향서 발송 이후 뚜렷한 진행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도고 있다. 일각에서는 M&A의 방향성을 고려해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신지윤 연구원은“M&A 완료 시기가 당초 3월말에서 6월말로 지연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해운 시황의 침체 등의 영향으로 매각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