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車 너마저'..1분기 실적 전망 '불투명'

원화강세 속 '환율' 최대 변수..계절적 비수기도 한몫
車, '상저하고' 이어갈 것.."하반기나 돼야"

입력 : 2013-02-22 오후 5:09:47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환율 복병 탓에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해온 전차군단의 올 1분기 실적 기대치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원화강세에 엔저현상마저 겹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22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 전차군단의 대표주자들 올 1분기 실적 추정치가 1개월 전과 비교해 적게는 1%에서 많게는 7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電 완제품·부품업체. .환율 리스크 확대 '전전긍긍'
 
증권사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 낙폭이 가장 큰 기업은 LG이노텍(011070)으로 지난 1월 283억원으로 추정됐던 영업이익이 최근 86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무려 69.61%에 이르는 감소폭이다.
 
◇카메라 모듈을 조립하고 있는 LG이노텍 직원들.
LG전자(066570)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1월과 비교해 22.29% 감소한 2936억원으로 조정됐고, LG디스플레이(034220)는 비교적 하락폭이 적은 1.51% 감소에 그치며 영업이익 1174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계절적으로 TV 수요가 부진한 시기"라며 "특히 LG이노텍 LED 사업부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분기엔 주거래선 스마트폰의 재고조정과 수요 감소로 카메라 사업부 실적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터치윈도 매출액은 LG전자 신규 스마트폰이 G2터치를 채용함에 따라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의 주요 전자 계열사들도 실적 기대치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1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8조42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달 들어 8조2649억원으로 기대치가 1.89% 감소했다.
 
브라운관과 2차전지 등을 만드는 삼성SDI(006400)는 510억원에서 38.24% 감소한 315억원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 모듈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009150)는 1583억원에서 16.36% 줄어든 1324억원으로 전망됐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 중 하나인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지난달 영업이익 추정치 1743억원에서 24.84% 감소한 1174억원을 1분기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전기전자 업체들의 실적기대치 하향 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환율'이라고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증권업계는 특히 매출의 다수 이익이 수출에서 나오는 전기전자 완제품과 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부품업체들의 경우 원화 강세로 인한 타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지난해 4분기 결산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환율로 인한 피해 규모를 3조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결제 통화 다변화를 통해 환율 영향을 최대한 줄여보려고 노력 중이지만 엔화는 물론 달러, 유로화 등 모든 통화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힘들다"며 "현재 시장 환율 기준으로 올해 전체로 3조원 이상 환차손에 따른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 1분기 반도체 업계의 경우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었는데 올 1분기에는 올라갈 것"며 "최근 반도체 D램 가격이 오른 것을 반영한다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웅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올 1분기 들어 D램 부문은 최근 PC용 제품가격의 상승과 모바일 D램 비중 증가로 전분기보다 평균단가가 9% 가량 상승했다"며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낸드플래시 부분은 수급 균형 상황에서 안정된 가격으로 모바일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출하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車 역시 '환율' 복병.."하반기 돼야 회복곡선 그릴 것"
 
자동차 기업들 역시 올 1분기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기아차(000270)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월 9926억원에서 이달 들어 10.04% 하락한 8929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현대차(005380) 역시 0.89%의 소폭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환율'과 '주간 2교대 근무'가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 기대치 하향 조정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안세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감액하는 것이 맞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마진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이미 실적이 최고치를 찍었고,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성장이 크지도 않다"면서 "게다가 올 3월부터 주간 2교대 근무에 들어가면 국내 공장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도 자동차 업체들의 기대치 하락 요인을 원화강세와 주간 2교대제로 꼽으며 "1분기 실적을 소극적으로 내다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지난해 3, 4분기 파업 등의 문제로 자동차 업체들 실적이 난항을 겪었다"며 "반면 올 하반기부터는 이익 성장률이 상승하면서 '상저하고'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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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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