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쌍용건설이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 개시 합의로 일단 부도위기를 넘겼지만 남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다음달 중 쌍용건설 해외사업장에 대한 실사를 예고함에 따라 예상을 뛰어 넘는 추가 부실이 드러날 경우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이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쌍용건설 주요 채권단 5곳의 부행장들과 쌍용건설 사태 해결을 위한 회의를 열고 채권은행들이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김진수 금감원 기업금융개선국장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회의 결과 5개 은행은 쌍용건설의 대규모 해외 사업 수주가 예상되므로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워크아웃을 개시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다음달 4일 제1차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오는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603억원중 결제를 못해 부도위험이 있는 50억원과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112억원 등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진다.
하지만 당장의 부도위기를 모면한다 해도 막대한 추가부실이 드러날 경우 채권단이 유동성 지원을 지속할 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채권단은 현재 연말까지 쌍용건설 지원에 필요한 자금을 15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다음달 중 실시될 해외사업 실사 과정에서 채권단의 예상규모를 뛰어 넘는 부실이 드러날 경우 지원규모가 늘어나므로 워크아웃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이번에 부도를 모면한다고 해도 워크아웃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건설 경기가 언제쯤 살아날지 가늠이 안되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의 추가 지원은 은행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에게는 쌍용건설 매각도 풀어야 할 난제다.
채권단은 유동성 지원을 계속하면서 더불어 올해 안에 쌍용건설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채권단은 이미 수차례 쌍용건설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 홍콩계 PEF인 VVL과 말레이시아 사푸안(Safuan) 그룹 컨소시엄 등 외국계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매각이 끝내 무산됐다.
금감원은 "현재 쌍용건설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인수자가 없다"고 밝혀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임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