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미국이 오바마 2기 통상정책과 관련, 우리나라는 기업의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정부의 지원확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6일 내놓은 '오바마 2기 통상정책 어디로 가는가?'라는 보고서에서 오바마 정부가 고용증대를 목표로 내세워 한국과의 무역에 공세적 통상정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1년간 16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최대 대한 무역적자를 보인 데다 수출 증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우선과제로 부상했다"며 "대미 무역흑자 국가들에 대한 통상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1일 의회에 제출한 통상정책의제 보고서를 인용해 오바마 2기 행정부는 고용증대와 경기부양을 위해 수출확대 추진, 환태평양 동반자협정(TPP)·범대서양 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FTA 확대, 불공정무역 감시활동 강화 등의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이번 통상정책의제 보고서는 수출확대정책의 적극 추진, TPP, TTIP, 복수국간 서비스협상(ISA), 정보기술협정 대상 확대 협상(ITA II) 등 구체적 수출확대 실천과제를 최우선시 했다"고 평가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지적재산권 위반, 불법보조금 지급 등 각종 불공정무역 관행에 대한 제재도 2기 행정부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제무역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정부가 추진할 통상관련 6개 부처(상무부, 무역대표부, 중소기업청, 수출입은행, 해외민간투자공사, 무역개발처) 통폐합과 무역상대국들의 불공정무역 관행을 감시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된 기관간 무역집행센터(Interagency Trade Enforcement Center: ITEC) 활동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미국의 공세적 통상정책에 대해 기업과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은 대미 무역에서 미국정부의 불공정무역 감시활동의 부당함을 발견하면 정부에 보고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중소기업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 한미 FTA 협의 채널 등을 잘 활용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코트라, 무협 등은 미국정부의 정책 방향을 많은 중소기업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기업은 국내 공정거래법 등을 잘 지켜 미국의 불공정무역 감시활동 강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동윤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원산지 기준 강화나 기술자격 요건 강화 등 비관세장벽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해외 수출을 위한 인증 사업 등을 활용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또 "정부도 해외 수출을 위한 인증사업, 원산지 규정 사업 등에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공세적 통상정책이 장기적으론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이 고용증대를 위한 수출드라이브에 나서는 만큼 미국 경기가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수출확대를 위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