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 현 정 기자] <앵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습니다. 전날 일본 닛케이지수도 4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아직 본격적인 상승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련내용 차현정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1) 최근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 해소 전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는 이전부터 계속해서 나왔지만 전날 중국 전인대 발표와 미국 다우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연초부터 이어지던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도 완화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어떻습니까.
미국發 모멘텀..코스피 2020선 회복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세계 경제 흐름과 달리 독자적 움직임을 보이던 한국 증시가 미국발 모멘텀에 힘입어 레벨업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13포인트 오른 2020.74에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2030선을 웃돌기도 했지만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 결괍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최근 6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전일대비 0.40포인트(0.07%) 올라 544.36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장중 코스닥지수는 547.61을 기록하면서 2010년 1월 25일의 548.05 이후 장중 최고치를 3년 만에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시가총액도 120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사흘째 경신했습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인데요. 아직 코스피 지수의 상승 탄력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인도 등과 비교할 때 미진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코스피도 올해 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2)미국 다우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전 세계 증시에 훈풍을 가져왔다는 얘기군요. 글로벌 증시 정리해주시죠.
美 다우지수 사상 최고..글로벌 훈풍
기자)네. 지난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25.95포인트 오른 1만4253.77로 사상 최고 기록을 깼습니다. 이는 종전 사상 최고치였던 2007년 10월9일의 1만4164.53을 훌쩍 넘어선 수칩니다. 다우지수는 올 들어 9% 가까이 급등하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추센데요. 미국 2월 서비스업지수가 1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1월 전국 평균 집값이 7년여 만에 최고치로 발표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양적완화 방침 유지 기조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주식시장은 투자가치가 크다’는 발언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유럽 증시도 유로존 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영국 1.11%, 독일 1.93%, 프랑스 1.62% 상승했습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를 비롯해 필리핀,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 증시도 일제히 1~2% 상승했습니다.
앵커3)차 기자. 지금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새로운 체제가 출범하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제시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中 전인대 개막..“정부 지원 확대될 것”
기자) 네. 중국 정부가 올해 재정지출을 늘려 성장세를 떠받칠 것이라는 기대감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날 전인대 개막식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재정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는데요. 원 총리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7.5%로 잡고, 기반시설 투자 등을 늘리기 위해 재정적자 목표를 지난해 8500억위안, GDP(국내총생산)의 1.6%에서 올해는 1조2000억위안, GDP의 2.0%로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는 올해 재정지출을 13조8000억엔으로 10%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3% 급등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당초 중국 전인대에서 인플레 억제 정책이 나오면서 성장률이 하향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성장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나온 것이죠.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8%대 성장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4)글로벌 증시 분위기는 참 좋은데 국내 증시는 왜 부진할까요? 그 원인도 분석해주시죠.
2000선에서 차익실현 매물 쏟아져 지수 상승 발목
기자) 네. 올 초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선진국 증시가 랠리를 즐긴 반면 한국 증시만 유독 부진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올해 수출업종 실적 둔화 우려와 뱅가드 펀드 한국 비중 축소 등이 악재가 돼 주요국 증시보다 뒤쳐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원화 강세 역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인데요. 원화 강세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과 생산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수 2000포인트를 넘어서면 펀드환매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와 지수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앵커5)그렇다면 증권가에서는 향후 국내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리커플링 국면은 호재..정책 부재는 약점”
기자) 전문가들은 일단 현재의 시장 흐름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의 밸류만 봐서는 굉장히 낮지만 오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졌다”며 “과거엔 선진 이슈가 오르면 국내증시가 이를 따르지 못하면서 디커플링이 발생했는데 이제 리커플링 국면에 접어든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경수 신한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증시 상승의 중심을 일단 미국이 잡고 중국경기가 합류하는 추세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 상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동안 벌어진 디커플링 장세는 환율 변동성과 이익 추정치 하향에 따른 외국인 매도 탓이었지만 환율 변동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고 실적 시즌 또한 마무리되고 있어 추가 이익 하향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국내 경기가 서서히 나아지고 있지만 정책이 부재한 상황이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상승 탄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