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1000억원 시장 형성에 무려 20개가 넘게 출시된 의약품이 있다. 바로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다. 크지 않는 시장에 국내제약사들의 ‘너도 나도 출시’ 바람에 제품 경쟁보다 가격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자칫 의약품 난립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국내제약사들이 이름만 바꾸고 같은 성분의 의약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제살 깎기’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8일 <뉴스토마토>가 국내시장에 출시된 오리지널의약품과 복제의약품(제네릭) 출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총 20여개 제품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제네릭 출시는 지난해 4월 국내 첫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되면서 본격화 됐다.
대웅제약(069620)은 최근 씹어먹는 발기부전치료제 ‘누리그라츄정’(실데나필 시트르산)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황수헌 PM은 “발기부전치료제의 특성상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제형개발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갖추게 돼 환자 맞춤 처방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이 최근 출시한 씹어먹는 발기부전치료제 ‘누리그라츄정’.
앞서
한미약품(128940) 역시 '팔팔츄정(실데나필)을 출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제(알약)와 츄정(씹어서 먹는 약) 50mg과 100mg에 이어 저용량인 25mg 실데나필까지 발매함으로써 환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이 같은 제품경쟁이 결국 가격경쟁으로 변질돼 의약품 난립현상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형래 비뇨기과학회 이사는 “지난해 오리지널제품 ‘제피드’ 출시 이후 새로운 약은 출시되지 않고 있다”며 “노령화 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고령층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일부 제약사들이 ‘싼 가격에 효과는 극대화 시킨다’식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판단을 혼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약업계는 가격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승부를 걸기위해서는 가격경쟁 밖에 없다. 앞으로 출시될 약들은 더 싼 가격에 출시될 것”이라며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동등한 성분으로 만들진 것으로 효능면에서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