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수 삼성전자 사장 "윈도8, 반도체 부양 도움 안돼”

삼성, 이례적인 MS 비판..윈도8 탑재 기기 판매 중지 조짐도

입력 : 2013-03-10 오후 3:56:4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이례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8(Window8)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이는 최근 삼성이 독일 등지에서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PC 판매를 중단한 것과도 무관지 않다는 분석이다.
 
10일 더버지(The Verge), 씨넷(CNE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동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사진)은 지난 8일 "PC산업이 윈도8 출시 이후에도 여전히 위축되고 있다"며 "윈도8이 그 이전 버전(윈도 비스타)보다 전혀 나을게 없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을 부양시키는데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전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MS가 자체 생산한 '서페이스'(Surface)는 수요 자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경쟁력이 부족한 윈도 플랫폼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PC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중요한 협력사 중 하나인 MS에 대해 삼성 최고위 경영진이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아울러 윈도 비스타가 MS 역사상 '최악의 OS'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전 사장의 이번 발언은 MS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다.
 
전 사장의 이번 발언은 최근 삼성이 윈도8을 탑재한 디바이스를 더 이상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루머와도 연관이 깊어 보인다. 최근 삼성은 독일에서 윈도 기반의 태블릿PC인 '아티브 탭 RT'의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과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는 아티브 탭 RT의 판매가 유지되고 있지만, 유럽 최대 시장 중 하나인 독일에서의 결정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아티브 탭 RT는 지난 1월에도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예정돼 있었지만 기대만큼 수요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 출시가 좌초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윈도8이 시장에 미친 파급력은 윈도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30년을 통틀어 가장 미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윈도8은 출시 5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인하가 단행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MS는 지난달 10.8인치 이하 태블릿 PC에 탑재되는 '윈도8 오피스' 패키지 납품 가격을 30달러 낮췄다. 종전 가격은 120달러 수준이었다. 10.8인치보다 큰 PC에 들어가는 윈도8 가격도 30달러 인하될 예정이다.
 
한편 전동수 사장은 8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제8대 회장에 선임됐다. 전 신임 협회장은 권오철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가 올초 하이닉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협회장직도 내려놓음에 따라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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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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