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지난 11일 시작된 한미 연합 '키 리졸브' 훈련이 진행되며 북한발 리스크로 인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다시금 시작되고 있다.
북한은 정전협정 효력 백지화와 남북 불가침 합의 폐지를 선언하며 훈련 실시를 반대했고, 남북 직통전화마져 폐쇄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0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빠져나갔다.
훈련 시작이후 2거래일동안 3100억원 가량을 팔아치운 탓에 코스피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1990선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에 엔화의 추가 약세가 주가 상승세를 꺽었다고 풀이했지만, 이전과는 다른 북한의 도발 리스크가 발목을 잡은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 리스크 관련 변동성지수 추이
<자료 = 한국거래소>
이를 반영하듯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날 전일대비 0.06포인트 오른 15.95를 기록하며 훈련개시 이후 8.5% 가량 뛰어올랐다.
변동성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이전 옵션만기일과 금리, 환율 등 시장 불확실성이 예고된 상황에서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던 변동성 지수는 키리졸브 훈련 개시와 함께 지난 11일 1.19포인트가 오르며 하루만에 15포인트까지 급등했다.
갑작스런 제3차 핵실험이 이뤄졌던 지난달 12일의 변동성지수가 14.90으로 전날보다 0.65포인트만이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당시보다 지금 상황이 더욱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전 리스크의 경우, 우려할 만한 수준인데다, 학습효과를 통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영향에 그쳤지만, 최근 도발 가능성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3차 핵실험이후 핵실험 당시 1945.79이던 주가는 5거래일 이후 1981.91로 1.86% 상승하며 이전 2차 핵실험발발이후 5일후 평균수익률 1.0%를 뛰어넘으며 차분한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지수 변동과는 리스크에 대한 반응이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언제 이벤트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1차적인 리스크의 고비 시점은 4월말까지"라며 "도발 장소가 내륙일 경우 금융시장이 받는 충격은 이전보다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4월말까지의 1차 고비를 예견한 것은 키리졸브 훈련과 함께 천안함 3주기와 김정은 추대 1주년, 김일성 출생일과 조선인미군 창설일 등 대내외적 추가도발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핵(核)으로 야기된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 원인인 핵이 없어질 때까지 한반도리스크는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전면전이 아닌 이상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국한될 뿐 펀더멘탈을 훼손하지 않기 때문에 제1읠 투자판단 잣대로 삼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가가 빠지는 상황을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나타날 수 있지만, 리스크를 대비해 예비 유동성 비율을 좀 더 높이거나, 경기 방어주의 비중 확대, 적절한 헤지 수단 확보, 시장 재진입 시점의 완만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을 누르고 있는 우려는 결국 아직 어떠한 경우의 수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면전이 아닌 국지적 충돌 가능성을 가정한다면, 과거 북한 관련 이슈 발생전 눌려있던 주가가 이벤트 이후 단기충격을 거친후 회복되는 양상은 지속해서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이미 리스크에 대해 이전 학습효과를 반영해 대비하는 모습이지만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더욱 강력한 충돌이 예상되고 있어 대응이 이전만큼 효과를 거두긴 어렵다"면서도 "만일 무력충돌 없이 단순한 북한의 협상카드로 나타나 미국과의 협상으로 이어진다면 오히려 억눌렸던 시장에 탄력성을 더해줄 수 도 있다"고 설명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