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천하'..황철주 중기청장 내정자 '사익' 앞에 '공직' 포기

靑·내정자 양측 모두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워..관련법도 숙지못해

입력 : 2013-03-18 오후 10:00:14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경제민주화 바람에 따라 중기청장 권한이 막대해졌지만 '사익'은 버리기 힘들었다는 평가다.
 
중기청은 18일 황철주 청장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수락했다.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자사주 처분 문제 때문으로 풀이했다.
 
대·중소 동반성장이 화두가 되면서 중소기업 분야를 보호, 육성하겠다는 게 황 내정자 인선에 담긴 박 대통령의 의지였다. 벤처 1세대 출신 중소기업인이 청장에 내정되자 관련 업계는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상황은 단 3일만에 반전됐다.
 
공직자윤리법 제14조 4항에 따르면 재산공개 대상자 또는 금융위원회 소속 4급 이상 공무원의 경우, 본인 및 이해관계자 보유주식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보유주식을 모두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신탁해야 한다. 신탁계약을 체결하면 금융기관은 이를 60일 내에 처분한다.
 
황 내정자는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로 695억원 규모의 지분(25.45%)을 보유 중이다. 부인 김재란씨는 48억원 규모의 지분 1.78%를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회사 경영권을 내놔야 한다는 뜻과도 같다. 
 
때문에 청와대와 황 내정자 양측 모두 관련법에 대한 이해와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게 됐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벤처협회장도 그만 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장직을 수락했을 때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실제 주성엔지니어링 실적은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액은 76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4.7% 급감했다. 영업손실도 무려 81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이보다 많은 1145억원이다. 황 내정자로서는 평생을 일군 회사의 악재 앞에 공직을 받게 된 셈이다.
 
한편 황 내정자는 이날 오후 4시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의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이내로 황 내정자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할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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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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