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훈훈했던 기부사연은 '거짓'

"재판 중인 아들 정상 참작 위한 기부"

입력 : 2013-03-20 오후 2:33:4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1억원을 성금으로 기부하면서 화제를 모은 현대중공업(009540) 생산직 근로자 박우현씨의 사연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재판 진행중인 아들의 유리한 판결을 위해 아들을 대신해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19일 울산의 한 조간신문 광고란에 사과문을 실었다. 그는 이 사과문에서 "최근 대한적십자 울산지사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각 5000만원씩 1억원을 기부한 것은 맞지만 사실 이 돈은 제 것이 아니라 박기연씨의 돈"이라고 밝혔다. 사과문은 박우현씨와 그의 아들 박기연씨 공동명의로 실렸다.
 
박씨는 "아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합당하지 못한 수입이 생겨 처리를 고심하던 중 사회에 환원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4일 그의 기부선행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현대중공업은 보도자료에서 "박씨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나 이웃들에게 베풀며 살겠다고 다짐, 매월 급여의 일부를 떼어 모으고, 부인 역시 틈틈이 돈을 모아 1억원이라는 성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신문, 방송 등 수많은 매체가 박씨의 훈훈한 선행 사연을 앞다퉈 보도했다.
 
조간신문 광고란에 그의 사과문이 실리자 현대중공업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현대중공업은 "박우현씨의 아들이 재판을 진행 중인데, 담당 변호사로부터 기부를 하면 형량을 낮출 수 있다는 조언을 듣고 기부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유감의 뜻을 전했다.
 
한편 박우현씨의 아들 박기연씨는 부산의 한 플랜트업체에 간부로 일하면서 사문서를 위조해 징역2년6월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박우현씨는 지난 25년간 생산현장에서 1512건의 공정개선안을 도출하고 특허출원한 기능인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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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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