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올 들어 미국과 일본 증시가 기록을 새로 쓰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 나라의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양적완화를 펼치고 있는 데다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글로벌 유동성도 선진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美·日증시 앞다퉈 기록 행진..경기개선 기대
2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11.90포인트(0.77%) 뛴 1만4559.65에 거래를 마쳤다. 종전 사상최고치였던 14일의 1만4539.14를 뛰어넘은 것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12.08포인트 높은 1563.77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인 2007년 10월의 1565.15에 1.38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혔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SPDR S&P500 ETF는 지난 3년간 41%나 상승했다.
미국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경제지표에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월 내구재주문은 전월대비 5.7% 증가했다. 지난 1월의 3.8%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선 것은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치 3.9%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의 대도시 주택 가격도 6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미국에 이어 일본 증시도 올 들어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 225지수는 지난 21일 4년 반만에 최고치인 1만2650엔을 기록,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본은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 효과를 누리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석 달 새 30%넘게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일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일본 기업들의 저평가 등을 근거로 일본 증시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유동성, 신흥국 아닌 선진국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증시 랠리의 또 다른 주된 요인은 유동성이다. 미국은 경제지표 개선을, 일본은 엔저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유동성이 이들 선진국 증시 랠리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펀드조사업체 EPFR에 따르면 3월 들어 지난 20일까지 미국 주식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86억6600만달러에 이른다. 올 들어 유입된 자금 374억5600만달러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이다. 주간 기준으로도 미국 주식펀드는 17주 연속 순유입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주식펀드로도 연초 이후 76억7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며 규모도 1월 14억8800만달러, 2월 27억1500만달러, 3월 34억6800만달러로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신흥국이 포함된 글로벌 이머징 펀드에서 16억7500만달러가 순유출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자료:현대증권, EPFR
뮤추얼펀드트레이드 그룹이 6개의 펀드운용사에 설문한 결과 뱅가드그룹만 제외하고 대부분 “미국 주식펀드로의 자금유입세가 강화되고 있으며 미국 투자자들 역시 해외가 아닌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지난주 터진 키프로스 사태는 선진국으로의 자금유입을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유럽지역은 키프로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8억32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EPFR도 지난 25일 보고서를 통해 “키프로스 사태가 터진 직후 글로벌 주식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됐다”며 “특히 유럽지역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두드러진 반면, 이 자금이 북미지역으로 유입되는 징후가 뚜렷하다”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선진국 증시에 더욱 우호적인 여건을 마련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의 유명 애널리스트인 메레디스 휘트니는 “키프로스 사태로 인해 투자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며 강력한 상승장이 올 것으로 예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