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간 데는 정부의 보육료 지원 확대 등 정책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한 것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집세와 전기·수도·가스 요금 등 서민 밀접 품목들은 오름세를 이어가 체감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았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3%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1.6% 상승 이후 5개월 연속 1%대 기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에 비해서도 0.2% 하락했다. 전월대비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 0.2%, 1월 0.6%, 2월 0.3%로 꾸준히 오르다가 4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보육료 지원 확대 등 정책 효과가 컸다. 정부는 지난해 0~2세·5세아 전 계층 보육료 지원에 이어, 올해는 3~4세아 보육료 지원 대상을 소득 하위 70%에서 전 계층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올해 3월 3~4세 보육료 지원 확대 시행으로 3~5세 유아에 대한 정부지원 보육료 단가도 인상했다. 5세의 경우 정부지원 보육료 단가가 기존 20만원→22만원으로, 4세는 17만7000원→22만원으로, 3세는 19만7000원→22만원으로 올랐다.
이와 같은 정부의 보육료 지원 확대와 단가 인상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유치원 납입금과 보육시설이용료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4.9%, 23.3% 하락했다.
유치원 납입금과 보육시설 이용료 등과 같은 개인서비스 품목은 소비자물가지수(1000.0) 가중치 중 320.9를 차지한다.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수산물(77.6),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317.7) 가중치보다 훨씬 높다.
소비자물가지수 중 개인서비스가 차지하는 기여도 역시 지난달 전월대비로 -0.27%를 기록,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한 몫 했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정부의 보육료 지원 확대 등으로 개인서비스 부문이 전달보다 0.8%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보경 과장은 "소비자물가지수 중 서비스 부문의 전체 기여도는 0.35% 정도인데 정책 효과를 제외한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1.7% 정도 각각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달 채소 등 농축수산물의 가격 하락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농축수산물은 전달보다는 2.2%, 지난해 같은 달 보다는 0.6% 각각 하락했다. 신선채소도 전달보다 7.9% 내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상여건이 호전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소값의 경우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선채소는 전달보다는 가격이 내렸지만 지난해 같은 달 보다는 7.6%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주부들이 자주 찾는 당근과 양파가 작년보다 각각 177.5%, 119.5% 올랐고, 배추와 파도 각각 70.6%, 49.1% 상승했다.
공공요금도 올랐다. 지난달 도시가스 요금 인상과 지난 1월 전기요금 인상으로 3월 전기·수도·가스는 전달보다는 1.8%,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6.1% 각각 상승했다. 특히 도시가스가 작년 3월보다 8.9%나 올랐고 지역난방비도 6.5% 상승했다.
집세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해 서민들의 주거 부담을 증가시켰다.
김 과장은 "소비자물가지수가 1%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농산물·독과점 품목 등의 유통단계 축소 등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을 오는 5월 말까지 마련하고, 공공요금 산정기준 개정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