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직장인 신 모(31)씨는 만기된 적금을 찾기 위해 1일 거래 은행을 방문했다. 마땅히 돈 굴릴 곳을 찾지 못한 신씨는 당분간 은행 정기예금에 돈을 맡겨 놓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씨는 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권 상품을 알아보기로 했다. 은행 금리가 일주일 새 또 인하되면서 은행에 1년간 돈을 맡겨도 3% 금리조차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 모씨처럼 은행 금리에 실망하는 고객들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잇달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중 금리 3%대 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일 16개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씩 모두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토마스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3.00%에서 2.90%로 낮아졌다.
국민은행도 이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국민슈퍼정기예금 금리를 3.05%에서 2.97%로 낮췄다. 인하된 2.97%는 기본금리 2.6%에 우대금리를 모두 포함한 최고 금리다.
외환은행도 금리인하에 가세했다. 외환은행은 YES큰기쁨예금 금리를 지난달 11일 2.90%로 0.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1일 2.80%로 또 내렸다.
아직 기존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향후 시장금리 추이를 지켜보면서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리 인하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나 국고채 금리, 채권 수익률 등 여러 가지 요건을 종합해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이미 지난달 3%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94%로 전달보다 0.06%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성 수신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5월 2.89%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금융권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당분간 금리인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대폭 낮춘 데다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금리인상 요인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제 상황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