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로 본 구본준號 2년..LG전자 성적은 '양호'

부채·차입금 줄고 재고회전율 개선
스마트폰은 회복·HE사업본부는 더 지켜봐야

입력 : 2013-04-03 오후 5:06:39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구본준 부회장 취임 2년을 맞은 LG전자가 지난해 체질개선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0년 10월, 스마트폰 초기대응 실패로 회사가 뿌리 채 흔들릴 위기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구 부회장은 취임 당시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우리 손으로 LG전자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자"고 강조하며 강도 높은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할 것임을 예고해왔다.
 
그후 2년 후 LG전자(066570)는 2010년의 부진을 딛고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여러 난관을 예상한 그의 발언처럼 모바일 분야의 주도권 상실을 만회하는 데 꼬박 2년의 시간이 걸렸다.
 
3일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47.61%로 전년 148.39%에 비해 0.78%포인트 낮아졌다. 구 부회장이 부임했던 시기이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2010년(151.32%)과 비교하면 3.71%포인트나 낮아졌다.
 
차입금 역시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 4조90억원이던 차입금은 2011년 3조1782억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엔 2조449억원으로 대폭 감소하며 차입금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부채와 차입금 등 안정성 지표들을 통해 실적 회복의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는 셈이다.
 
활동성의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전년보다 0.65회 개선된 10.68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높으면 회사가 재고를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관리를 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10.68회로 2010년(8.93회) 한 자리수를 기록한 뒤 2011년과 2012년 10회대 초반을 유지하며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09년 36.58회에 비하면 3분의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활동성 지표(출처=와이즈리포트)
 
매출채권 증감도 일정하게 유지했다. 매출채권의 증가는 기업의 운전자본 부담으로 이어지고, 현금흐름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매출채권은 6조1591억원으로 전년보다 3.45%, 지난 2011년은 전년 대비 3.55% 감소했다. LG전자의 운전자본과 현금흐름 사정이 2010년보다 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양호해졌다. 2010년 85억원에서 2011년 1조7300억원, 지난해 1조7514억원으로 2008년 1조37478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지표뿐만 아니라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부문에서 비용이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구 부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LG전자의 체질개선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품질 확보를 강조해왔다. "품질을 놓치면 생존의 기반을 잃는다"는 그의 지론이 연구개발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연구개발비는 2010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312억원으로 2년 사이 22.06% 증가했다. 올해 시설투자는 지난해 4분기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2조5000억원보다 4000억원 가량 증가한 2조9265억원을 계획했다.
  
LG전자의 양대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와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에 각각 6249억원, 3062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두 사업본부에만 전체 시설투자의 30%가 쓰이게 되는 셈이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주력 사업분야에 집중한 만큼 향후 매출과 이익에 기여하는 선순환의 결과를 도출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LG전자가 어느 정도 바닥을 찍고 올라온 상황"이라면서 "큰 흐름상으로 보면 전성기 시절에는 못 미치지만 최악의 해였던 2010년보다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은 지난해 회복을 확인했지만, 최근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HE사업본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 "당분간 LG전자에 대한 등급조정 계획 없이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실적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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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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