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최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패널 생산량이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평면 TV는 10년 만에 최초로 출하량이 하락세로 돌어섰다.
스마트폰, 태블릿PC가 급격한 속도로 보급되면서 생활 필수품이나 다름없던 평판 TV 수요를 크게 위축시켰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출하대수는 전년도 2억5460만대에 비해 6.3% 하락한 2억3850만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LCD TV는 2011년 2억1130만대에서 2억980만대로 하락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플라스마 TV는 1790만대에서 1310만대로 하락했다. 브라운관 TV는 2520만대에서 40%나 급감한 1550만대를 보였다.
아이서플라이는 2015년까지 2011년 수준의 TV 출하량을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2015년 출하량은 2억531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운관 TV 생산은 2016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중단될 것으로 관측됐다.
◇자료=IHS아이서플라이
LCD TV의 연간 판매량이 사상 최초로 감소세를 보였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톰 모로드 IHS아이서플라이 애널리스트는 "(LCD TV판매 감소는) 시장에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출하량은 평균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태블릿용 디스플레이 패널의 캐파(Capa·생산능력)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PC에 탑재되는 패널 캐파가 전년대비 최대 80% 수준까지 급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 등지에서 경쟁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패널 캐파의 상당 부분이 기존의 TV용 패널 생산라인이 태블릿, 스마트폰향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올 들어 이같은 흐름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 들어 글로벌 TV제조업체들의 TV패널 구매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TV 패널 구매량은 지난 1월 기준으로 작년 12월보다 8%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TV제조업체들이 지난 11월부터 12월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물량을 주문한 이후 1월 들어 주문량을 대폭 줄인데 따른 결과다. 1월 전 세계 TV 패널 구매량은 총 1억8800만개, 지난해 12월 2억300만개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유일하게 TV 패널 출하량을 대폭 늘리는 등 선전하고 있다.
하이얼·하이센스·콘카 등의 중국 업체들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주문량을 5~57% 줄였지만 소니·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이 패널 주문량을 늘리며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지난달 소니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전월 대비 무려 86%, 도시바는 24% 패널 구매량을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