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3일 여야 모두 '적격' 의견으로 채택됐다.
전날 청문회를 한 지 하루만에 나온 발빠른 청문보고서 채택이었다. 특히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공직 후보자들을 날세워 몰아세우던 야당 의원들마저 한 목소리로 '도덕적 결함이 없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로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도덕적 결함이 없다는 이유로 화제가 됐다는 사실은 그만큼 다른 후보자들의 도덕성에 문제가 많았다는 얘기도 된다.
박근혜 정부의 첫 내각에서 중도 낙마한 공직 후보자들이 12명이나 될 정도로 사상 초유의 '인사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을 대신해 인사참사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지만, 사과의 방법과 내용의 진정성이 또다시 도마에 오르는 등 인사잡음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전현직 후보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인사참사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김종훈 전 후보자의 워싱턴포스트 기고문과 최문기 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문제가 된 것이다.
김종훈 전 미래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30일자 미국 워싱턴포스트지에 자신의 사퇴와 관련해 한국을 '마녀사냥'하는 글을 기고했다. 이 내용이 1일부터 언론을 통해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하며 파문이 일었다.
자신의 사퇴의 불가피성 설명하기 위해 거짓과 변명으로 가득 찬 그의 기고문을 통해 SNS 등에서는 역설적으로 그의 낙마가 얼마나 올바른 선택이었는지를 확인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같은 날 열린 최문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도덕성과 업무능력 모두에서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청문회 다음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창조경제의 기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했고 미래부의 소관 업무조차 제대로 몰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최 후보자가) 사리사욕과 투기, 탈세, 허위자료 제출, 위증, 말 바꾸기로 과오를 덮으려" 했다며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후 최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최 후보자 이외에도 대부분의 공직 후보자들이 청문회를 앞두고 언론이나 야당의 검증 과정에서 숱한 치부가 드러났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위장 전입 등 '사소하다고 치부하는' 위장전입 등에 대해선 사과하고 사안의 심각성이 있는 의혹은 부인으로 일관했다. 청문회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엉뚱한 대답으로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의혹에 대해 부정했다.
청문회가 전후로 야당 의원들은 의혹을 가진 공직 후보자에게 해명을 요구하거나 사안이 심각하다 판단한 경우에는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후보자들의 도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친 대다수의 공직 후보자들은 공직자로 임명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경우 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병역기피 등 이른바 MB시대의 '4대 필수조건'에 더해 공금유용·전관예우 논란 등의 논란 등으로 야당이 '김병관급 의혹 백화점'으로 임명 반대를 천명했지만 박 대통령은 결국 임명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