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펀드, 여전히 뒷방신세..'신연금펀드'에도 밀리나

가입조건 등 태생적 한계 못벗어나
채권형이 다수..장기 금리전망 고려해야

입력 : 2013-04-05 오전 7:3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재형펀드가 출시된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신연금펀드가 출시되며 이후 재형펀드의 판매전망도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재형저축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6일 은행의 재형저축으로는 28만계좌에 198억원이 몰렸지만, 증권사 재형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10억원 불과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으로 은행 재형저축 계좌는 133만건, 가입금액은 1690억원으로 늘었다. 재형펀드의 설정액은 107억원에 불과하다.
 
이 중 50억원은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저축펀드'에 쏠려있다.
 
반면, 나머지 60여개의 펀드 가운데서도 설정액이 10억원에 달하는 펀드는 하나도 없다.
 
투자자가 없는 펀드도 6개에 달한다.
 
◇재형펀드, 태생적 한계 못벗어나..신연금펀드로 관심이동
 
업계에서는 재형펀드의 성적표가 부진한 것은 가입조건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등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일단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층이 다르기 때문에, 가입요건에 맞는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것.
 
재형저축상품의 경우, 직전년도 총급여가 5000만원이하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에 한해 가입이 가능해 실제 가입을 원하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은행과 판매력도 차이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재형펀드는 최소 7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펀드유형을 바꿀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또, 장기투자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전하게 확정금리를 주는 은행의 재형저축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를 누리고 싶어하는 고객들은 재형펀드에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느리지만 꾸준한 판매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새로운 상품출시에 따라 줄어든 경쟁력도 이후 판매확대를 가로막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4월부터 신연금저축펀드 판매가 시작됐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며 "가입조건도 없고, 불입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줄어든데다, 자유롭게 펀드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전했다.
 
또 "재형저축이 20% 가까운 이자를 줬던 70~80년대와 비교해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재형펀드의 비과세보다는 신연금저축펀드의 소득공제 혜택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형펀드, 채권형이 다수..장기 금리전망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재형펀드 가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최소 7년을 유지하면서 그 기간동안의 시장상황을 잘 전망하는 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형펀드는 7년 이상 투자하지 않으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없을 뿐더러 환매수수료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채권형과 주식형에 나눠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형펀드는 비과세 효과가 있는 국내외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금리 움직임을 잘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채권형 재형펀드에 가입했다면 추가적으로 더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최소 가입기간인 7년동안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를 고려하지 않으면 비과세 혜택보다는 손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연금저축펀드와 관련해서는 "재형펀드와 자금의 목적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신연금저축펀드는 최소 5년 납입에 수령은 55세 이후 가능하기 때문에, 재형펀드보다 훨씬 더 투자기간이 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형저축펀드 현황(설정액 1억원 이상)
 <자료=에프엔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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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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