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취임사

입력 : 2013-04-10 오전 11:00:00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가족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우리 검찰의 중추이자 얼굴이고, 최대이자 최고의 검찰청인 중앙지검에 검사장으로 부임하게 되니,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아울러, 1994년 평검사로서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세 번이나 근무한 인연이 있던 이곳 중앙지검에서,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고 또 감회가 새롭습니다.
 
중앙지검 가족 여러분은 어려운 수사 환경 속에서도 각종 선거사범을 비롯하여, 간첩 사건, 고위공직자의 뇌물수수 사건, 대기업 회장의 자금 횡령 사건 등 여러 수사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형사조정과 검찰시민위원회, 국민소통 옴부즈만, 블로그 기자단, 사랑의 손잡기 운동 등의 활발한 운영을 통해 국민과 함께 하는 열린 검찰상 구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전임 최교일 검사장님의 훌륭한 인품과 탁월한 지도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한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전임 최교일 검사장님과 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와 헌신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직원 여러분!
 
검찰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안팎에서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검찰에 대한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많이 불편하지만 모두 진실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가 국민으로부터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변모해야 합니다.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각종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스스로 변화하고 공정한 법치를 실천하여 선진법치질서를 확립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 중앙지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수호라는 검찰의 영원한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북한은 최근 개성공단 출입을 제한하고, 평양 주재 외국공관 직원들의 철수를 권고하면서 연일 전 세계를 향해 전쟁 도발에 대한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 직후 온 국민의 힘을 결집하여야 할 중요한 시점에 다시 국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북한을 추종하며 찬양하고 이롭게 하려는 집단이 우리 사회에서 일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탈북자로 위장한 북한 공작원의 침투 사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 없이는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헌법질서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여야 합니다.
 
둘째, 공정한 법집행을 통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여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 이유는 법집행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거나 공정하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사건처리 기준과 절차가 명확해야 하고, 중립성이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검찰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선에서 공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비록 우리가 공정한 법집행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국민에게 아무런 공감을 주지 못한다면 그 법집행은 결국 공정하지 못한 것입니다.
 
셋째,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민생치안을 확립하여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면서도, 부패지수는 OECD 34개국 중 27위로 수년째 악화되고 있습니다. 부패지수가 높은 것은 사정의 중추기관인 검찰의 불명예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 각 분야에 고질적으로 뿌리내려있는 부패를 청산하여야 그 토대 위에서 나라경제의 발전이 지속될 것이고 우리 국민의 행복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또한, 날로 흉포해지고, 지능화되는 범죄로 인하여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학교폭력 등 4대악 범죄, 조직범죄, 불법 사금융, 주가조작과 같은 서민생활 침해 범죄들에 엄정히 대응하지 못하면 국민들의 기본생활이 불안하게 되고, 경제질서의 근간이 흔들리게 됩니다.
이러한 민생침해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여 국민들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결집해야 합니다.
 
다만, 어떠한 수사과정에서도 실체진실을 밝히겠다는 명분으로 결코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검찰권 행사에 있어 부당한 인권침해는 없는지 늘 살피고, 특히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국민의 인권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넷째,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여 검찰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검찰을 둘러 싼 사법환경은 크게 변하였습니다.
 
범죄의 발견과 범죄자의 처벌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건 내용도 과거와 달리 복잡하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법질서 확립, 실체적 진실 발견과 인권수호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여야 합니다.
 
전문성 강화는 검사와 수사관들의 미래를 좌우하고, 여러분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최고의 품격을 갖춘 검찰 서비스를 국민에게 드리는 것입니다.
 
사건에 대한 검찰의 결정을 국민이 납득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전문지식 함양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주시기를 거듭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우리 스스로를 냉정하게 성찰하는 한편, 서로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생각과 지혜를 모아 인화단결을 이루어갑시다.
 
그동안 검찰은 많은 일을 겪어오면서 수없이 자기 성찰과 내부 개혁을 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검찰이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의 이익만 앞세운다고 질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있어서는 안 될 추문과 비리에 일부 구성원들이 연루되기도 하였습니다.
 
국민의 차가운 시선은 그 동안 우리의 자기반성과 성찰이 부족하였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국민과의 소통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사건처리에 정성이 부족함은 없었는지, 청렴과 도덕성을 훼손하는 일은 없었는지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부족한 부분은 과감하게 개혁하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신명나게 일하고 개개인이 발전하는, 그런 소중한 일터를 꿈꾸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고 내부소통이 원활할 때, 조직의 발전과 활력을 기대할 수 있고,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서로 소통하여,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함께라면 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나갑시다.
 
나아가, 실수는 두려워하지 않되 책임지는 자세로 업무에 임할 때 조직의 활성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몸을 낮춰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 의견을 먼저 경청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서로가 가족처럼 마음을 열어 함께 할 때,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인화단결이 이루어질 것이고, 우리 검찰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중앙지검 가족 여러분!
 
토마스 엘리엇이 노래했듯이 4월은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드는” 달입니다.
 
기나긴 겨울의 암흑을 뚫고 새 생명을 태동시키는 4월에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저에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우리 다 같이 초심으로 돌아가서 민원인을 내 가족, 내 이웃과 같이 대하고, 정성을 다하여 업무에 정진해 나갑시다.
 
우리의 진심과 정성이 모이면, 중앙지검은 틀림없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고,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목표를 향해 힘차게 매진해 나갑시다.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믿음으로 다 같이 손을 잡고 뛰어봅시다.
 
아울러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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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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