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에센스, '미투' 논란에도 '짭테라'(?) 출시 경쟁

독점아닌 트랜드.."베끼기 아니다"

입력 : 2013-04-17 오후 5:50:25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SK-II가 지난 2000년 출시한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피테라 에센스)'가 인기를 얻자 '미투 마케팅'이라는 논란에도 에이블씨엔씨(078520) 미샤를 비롯한 업체별 발효에너지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당시 SK-II의 피테라 에센스는 스킨케어의 첫 단계에서 바르는 업계 최초의 액체 제형 에센스로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미샤가 출시한 유사상품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가 선전하자 아모레퍼시픽(090430)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051900) 더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등도 콘셉트와 패키지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으며 후발주자로 나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샤가 지난 2011년 10월에 출시한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현재까지 180만병이 판매됐다.
 
출시 당시 SK-II 에센스 공병을 가져오면 정품을 무료로 증정하는 미투 마케팅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다.
 
특히 SK-II(17만5000원/150㎖)보다 76% 저렴한 4만2000원에 동일 용량 제품을 선보여 명품 브랜드의 고가 마케팅에 대한 논란을 부추기는 동시에 '피테라 에센스 저렴이' 버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흡사한 상품명과 용기 디자인이 '과도한 베끼기 전략'이라는 지적과 함께 일명 '짭테라(짝퉁 피테라에센스)'라는 불명예를 피하지는 못했다.
 
미샤 관계자는 "효모라는 동일한 콘셉트로 발효 효모액을 사용한 것은 맞지만 SK-II의 피테라와 달리 포도를 발효한 원액을 사용했다"며 "비교 마케팅이 주효했지만 용기 모양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왼쪽부터)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미샤 '타임 레볼루션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토니모리 '인텐스케어 갈락토미세스 퍼스트 에센스', 네이처리퍼블릭 '더 퍼스트 넘버원 에센스', 더페이스샵 '스밈 발효원액 토탈 트리트먼트', 이니스프리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
 
지난해 7월에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더 퍼스트 넘버원 에센스'를 출시해 '짭테라' 대열에 합류했다.
 
이 제품 역시 효모 발효 원액 에센스로 은색 덮개와 반투명한 원형기둥 용기가 사용됐으며 가격은 2만2000원으로 미샤 제품보다 50% 가까이 저렴하다. 현재까지 11만2000개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토니모리가 지난 1월 SK-II와 동일한 원료와 콘셉트로 '인텐스케어 갈락토미세스 퍼스트 에센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피테라 에센스의 주원료인 피테라와 동일한 원료인 갈락토미세스를 함유했고 양조장 장인의 손이 나이에 비해 맑고 탄력있는 것을 보고 효모를 발견했다는 SK-II의 양조장 콘셉트를 이용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콘셉트와 성분은 비슷하지만 배합이 다르다"며 "고객들의 요청으로 출시한 것뿐, 이 제품으로 미투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니므로 편승효과 역시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이니스프리도 지난 1일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이니스프리가 최근 내세우고 있는 발효콩 원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지난달 사전예약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LG생활건강(051900)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6월 ‘스밈 발효원액 토탈 트리트먼트’를 출시했으나 카테고리 구색을 맞추기 위해 출시했을 뿐 미투 효과를 노렸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SK-II 피테라 에센스로 시작해 미샤의 미투 제품이 이슈가 되면서 본격적인 액체 제형 퍼스트 에센스 시장이 형성됐다"며 "화장품의 제형은 독점이 아닌 트렌드기 때문에 제품을 베꼈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발효원액 에센스가 트렌드처럼 번져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다"며 "한 업체 고유의 제품이라고 하기에 모호하고 먼저 이슈화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비슷한 콘셉트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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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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