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인사청문회, 경제민주화 의지 집중질의(종합)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체로 찬성.."재벌조사국 관철" 발언도

입력 : 2013-04-18 오후 5:03:49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해야 한다. 현재 비교적 저항이 적은 만큼 지금 이를 막는 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사진)는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가 불공정 기업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과징금 규모는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이날 노 후보자는 ▲일감 몰아주기 ▲납품단가 후려치기 ▲순환출자 문제 등 이른바 재벌기업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는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해 대체로 동의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해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 뜻을 표했다.
 
◇도덕성 보다는 정책 검증 '방점'
 
이번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검증보다 정책 질의가 주를 이뤘다.
 
경제민주화를 향한 여론의 관심을 반영하듯 노 후보자도 '경제검찰' 수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먼저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 노 후보자는 "재벌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문제에 대해선 정부가 강제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어쩔 수 없이 인정해도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자는 "신규 순환출자는 1980, 1990년대 상황하고 다르다"면서 "지금은 순환 출자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재벌 3, 4세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하도급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중소하청업체는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추진된 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재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에 대해서도 노 후보자는 지지의사를 밝혔다.
 
재벌기업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과징금 규모를 늘리는 등의 규제 수위를 높이는 방안이 "법 집행의 실효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노 후보자는 다만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선행돼야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으로 접근하는 방식, 그게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유죄를 입증토록 하는 조항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 문제는 논의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재벌조사국 부활 '찬성'..전속고발권 폐지는 '반대'
 
노 후보자는 재계 반대로 폐지된 재벌조사국을 복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이 "1996년말부터 2005년까지 공정위의 재벌조사국이 불공정행위를 적발한 건수가 110건, 과징금만 3849억원에 달했지만 재벌조사국 폐지로 적발건수가 18건으로 줄고 과징금은 1330억으로 줄었다"며 "빠른 시일 내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이같이 밝힌 것이다.
 
노 후보자는 "전담조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법이 통과되면 수요를 파악해서 관철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오랜 주장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 후보자는 "공정거래는 경제위반 사건을 다루는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해서 이걸 형사사건으로 가면 기업 활동이 위축된다"며 "지자체까지 고발권을 갖게 하면 오히려 기업을 옥죄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고발 요청권을 여러 주체로 확대 했으니까 결과를 보면서 논의해야지 그렇지 않다면 악용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에만 허용된 기업 고발권을 그대로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민주화 의지 '강조'
 
노 후보자는 2006년 기획재정부 국장 시절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과잉규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내용이 도마에 오르자 "와전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경제민주화 이슈에 적극 발을 맞췄다.
 
뿐만 아니라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10년간 대기업 중심의 경제가 이어져 왔다"고 언급하자 "10년간 그런 게 아니라 계속 그래왔다"고 바로잡는 모습도 보였다.
 
또 "박근혜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선 "합치된다"고 밝히며 "공약에 나와 있는 대로만 해도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조항만 법에 명시되도 시장에 "상당한 신호가 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공정위의 개혁 방향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서면으로 제출한 답변에서 이명박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운 점도 적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고 공정위 퇴직자들의 로펌행에 대해선 "대책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이날 4대강 수질개선 사업에 참여한 기업이 2010년과 2011년 공정위 공무원에게 1100만원, 1000만원을 건냈다는 문건이 언론보도로 폭로되기도 했다.
 
노 후보자는 "조직의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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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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