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의 펀드톡)위험지표를 공부하자 ①표준편차

입력 : 2013-04-22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토마토 펀드 평균 수익률 50%!"
"파인애플 펀드 평균 수익률 30%!"
 
이 두 펀드중에 어떤 펀드를 고르시겠어요? 두말하면 잔소리겠죠. 많은 사람들이 펀드에 가입할 때 가장 먼저 '수익률'을 따집니다.
 
반면 펀드의 '위험성'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에 따른 위험이 없다는 건 자산의 변동성이 없다는 말과 같은데요. 안정적이긴 하지만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예금을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겁니다.
 
펀드 투자는 필연적으로 위험에 투자하는 것이고,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펀드의 '수익률' 뒤에 숨어있는 '위험지표'를 꼼꼼히 따져보면 펀드 투자의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펀드 위험지표에는 표준편차와 베타, 샤프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선 표준편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표준편차. 고등학교 수학시간에나 들어봤을법한 말인데요. 수학적으로는 "통계집단의 단위의 계량적 특성값에 관한 산포도를 나타내는 도수 특성값. 표준편차가 0일 때는 관측값의 모두가 동일한 크기이고, 표준편차가 클수록 관측값 중에는 평균에서 떨어진 값이 많이 존재한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도통 무슨말인지 머리가 아프네요.
 
다시 고등학교 돌아가서 은정이의 고등학교 성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은정이의 수학성적은 평균 80점입니다. 성적표를 쭉 들여다보니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시험만 치면 놀랍게도 항상 80점을 냈네요.
 
인성이의 3학년까지 수학성적은 평균 90점입니다. 성적표를 봤더니 인성이의 수학점수는 어떤 때는 60점을 받았다가 어떤 때는 100점을 받았다가 들쭉날쭉이네요.
 
여기서 은정이 성적의 표준편차는 0입니다. 표준편차의 수학적 의미를 떠올려본다면, 평균이 80점이었고, 관측값도 항상 80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인성이 성적의 편차는 60점을 받았을 땐 마이너스 30이고, 100점을 받았을땐 플러스 10입니다. 관측값이 항상 90점이 아니라 평균에서 떨어진 값들이 존재했으니 인성이 성적의 표준편차는 은정이 성적의 표준편차보다 크게 나왔겠네요.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인성이의 성적이 더 좋았지만, 성적의 편차가 심했던 인성이는 고3 졸업할때까지 들쭉날쭉한 성적에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을 것 같습니다.
 
펀드투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준편차는 펀드 수익률의 변화정도를 측정하는 건데요.
 
펀드수익률 변화가 심하다면 표준편차가 크고, 펀드수익률이 꾸준하다면 표준편차가 작습니다. 그러니 표준편차가 큰 펀드는 위험성이 높은 펀드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가 표준편차가 큰 펀드에 투자한다면, 인성이와 같은 마음일겁니다.  
 
 
같은 수익률이라면 표준편차가 낮은 펀드가 좋고, 같은 표준편차라면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좋습니다. 단, 표준편차와 수익률을 비교할 때에는 같은 성격이거나 같은 유형의 펀드여야 합니다.
 
펀드들을 직접 비교해볼까요?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이고 유형도 같은 신영마라톤 펀드와 한국밸류10년 펀드를 살펴보면, 표준편차에서 신영마라톤 펀드가 한국밸류10년 펀드보다 커 변동성이 조금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익률은 한국밸류10년 펀드가 더 좋은데요. 3년의 성적을 놓고보면 안정성이나 수익률측면에서 신영마라톤 펀드보다 한국밸류10년 펀드가 좀 더 우수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국내채권형인 미래에셋엄브렐러 펀드는 표준편차가 2.09%로 매우 안정적이지만, 수익률도 6.40%로 높은편은 아닙니다.
 
해외주식형인 블랙록월드골드 펀드는 표준편차가 27.03%로 변동성이 높은데, 고수익고위험을 의미합니다.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을 기록할 수 있지만, 금값이 부진했던 최근 하락장에서는 방어력이 낮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외채권형인 AB글로벌고수익 펀드는 표준편차가 7.02%로 다소 안정적이고 수익률도 11.39%로 양호한 편입니다.
 
여기서는 각각 다른 유형의 표준편차를 비교해봤지만, 어떤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유사한 유형의 펀드끼리 표준편차를 비교해야 합니다. 신영마라톤 펀드와 한국밸류10년 펀드를 비교한 것처럼요.
 
또 최근의 시장상황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3개월 자료를 사용해 계산된 값을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니 기간별 표준편차를 확인하는 등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표준편차는 어떻게 활용할까요?
 
변동성이 높은 펀드에 투자했는데, 급한 자금이라 시장상황이 안 좋을때 중간에 환매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손실이 불가피할지도 모릅니다.
 
공격적 투자자가 아닌데 변동성이 높은 펀드에 투자했다가 보유한 중간에 갑자기 수익이 확 떨어진다면 불안해서 잠을 못주무시는 분도 있을 거예요.
 
물론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성과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펀드의 표준편차를 통해 변동성을 따져보면 이 펀드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고,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는지도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투자금액이나 투자기간을 결정하는데도 도움이 되고요.
 
이제 펀드투자할 때 수익률만 보지 않으실거죠? 펀드 위험지표를 공부합시다. 표준편차에 대해 알아봤으니, 다음번엔 위험지표 중 베타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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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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