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김정태 하나은행장

입력 : 2009-01-02 오전 7:21:44
증권 최고경영자(CEO)에서 은행 CEO로 변신한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새해를 맞았지만 이만 저만 걱정이 아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영업통'인 만큼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데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영업환경이 더 악화될까 밤잠을 설치고 있다. 답답함을 털어내기 위해 새해 첫날 추운 날씨 속에 직원들과 청계산에 올라 해돋이를 지켜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김 행장은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해에는 공격적인 경영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자산건전성 관리와 예산 절감 등을 통한 효율성 향상 등 내실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외 진출은 자제하고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을 선별해 지원을 늘리겠다"며 "아직 추가 자본 확충 계획은 없으나 시장 여건이 악화하면 정부의 자본확충펀드 등의 다양한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대학 졸업 이후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쳐 1991년 하나은행 창립멤버로 참여한 뒤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작년 3월 하나은행장에 취임했다.

◇ "BIS 비율 12% 안팎 예상"

-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새해 경영 방향과 역점을 둘 분야는.

▲ 금융위기 극복과 고객으로부터의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연체관리뿐만 아니라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역량을 강화해 외부여건이 악화해도 대응할 수 있는 완충력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적으로 효율성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해나갈 생각이며, 이를 위해 예산 절감과 채널 정비를 통한 비용 관리도 추진하겠다. 이외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으로 투자자 보호가 강화된 만큼 펀드 등 상품 판매시 직원들의 판매역량을 강화하겠다.

- 외화유동성 사정은.

▲ 연말 유동성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며 연초에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재구성되면서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 정부의 해외차입에 대해 지급보증을 이용할 계획은.

▲ 아직 외화유동성 비율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11월과 12월에 1억달러 이상씩 외화차입을 했기 때문에 아직 정부의 지급보증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지는 않다. 다만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예기치 않은 신용경색이 도래하면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 자본확충 계획은.

▲ 1조5천억 원의 증자 및 9천430억 원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내부등급법)이 9월 말 10.66%에서 연말 12% 내외로 예상했다.

따라서 추가 자본 확충 계획은 고려하고 있지 않으나, 올해 시장상황이 급변하면 자본확충펀드 등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겠다.


◇ "내실 강화로 미래 기회 잡겠다"

-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은행의 입장과 기준은.

▲ 최근에는 외부 변수의 불안정성 때문에 많은 기업의 유동성이 훼손된 만큼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늘리고 충분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기업 내부 워크아웃 제도를 강화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소호기업에 대한 프리워크 제도를 통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기업의 금융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 은행간 인수합병(M&A) 의향은.

▲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은행 간 구조조정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당분간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등 내실을 강화해 나가면서 다가올 기회를 준비하겠다.

- 해외 진출은.

▲ 하나은행도 추가 진출보다 이미 진출해 있는 곳의 네트워크 유지에 중점을 두겠다. 특히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시장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추가 점포개설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 투자은행(IB) 모델은 유효하다고 보는지.

▲ 현재 투자은행의 모델은 원칙적으로 유효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 과정에서 투자은행의 위험관리 등에 대한 감독규제 사항에 대해선 추가 검토와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 재테크에 대한 조언은.

▲ 올해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목표수익율은 낮게 잡고 주가지수연동예금(ELD) 등의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하거나 장기 투자자들은 적립식펀드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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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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