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정화기자]미국발 금융위기가 쉽게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경제지표는 역사상 최악의 수치를 연일 경신하며 온 국민을 고통과 근심의 늪으로 빠지게 했다. 새해 경제가 어떻게 될 지 궁금증도 심하다. 일자리 형편은 좀 풀릴 지, 환율은, 주가는 어떻게 방향을 잡을 지 경제 이슈에서 눈길을 쉽게 뗄 수 없다. 뉴스토마토는 증권, 거시경제, 산업등 올 한 해 경제 전반을 4회에 걸쳐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유가증권시장이 3%가까이 급등 마감한 가운데 국내 증시의 향후 추이를 두고 증권사들 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증시가 상반기에 바닥을 형성하고 하반기에 급등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가 될 것인지 반대로 상반기에 강세를 띄고 하반기에 약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형태를 띌 것인지 등으로 의견이 나뉘는 모습이다.
◇악화된 기업 실적·구조조정 위험.."상반기에 증시 바닥칠 것"
상반기에 증시가 바닥을 형성하고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증권사들은 상반기 약세의 주요 이유로 국내 기업들의 악화된 실적과 구조조정 문제를 꼽는다.
기업들이 이번 달에 악화된 지난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이를 계기로 증시가 약세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여기에다 건설과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구조조정이 당초 정부의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거나 진행과정 자체가 원만하지 않으면 증시의 장기적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1월 정부가 의도하는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못한다면 이는 당분간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금리인하로 유동성이 풀렸지만 유동성이 당장 증시로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상반기 증시약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증시의 유동성 랠리는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조가 마무리되고 경기선행지수가 플러스로 전환되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의 경기 선행성·경기부양책 등 호재.."상반기에 더 강할 것"
반면 상반기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상반기 만큼의 강세가 힘들다고 보는 증권사들은 증시가 경기에 선행하는 것을 감안할 때 증시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상반기에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 과장은 "증시의 경기 선행성을 감안하면 증시가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더 강세를 띌 것" 이라며 "미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과 상반기 미국 주택시장이 바닥을 형성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상반기에 유동성 랠리의 가능성이 높다" 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면서 미 국채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누그러져 이머징마켓 등으로 유동성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에 증시가 더 강세를 띌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올 한 해 경기에 대한 전망은 지난 해 증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올해 증시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며 "지난 2008년 10월에 있었던 코스피지수 900이하의 저점으로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으로 전망했다.
◇약세장에는 경기방어주..구조조정 감안 '중소형주' 피해야
증시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 혹은 상고하저의 어떤 형태이든 약세장 속에서는 우선 통신과 음식료, 제약업종 등 이른바 '경기방어주' 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기에다 올해의 주요 이슈인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고려한 종목선택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학균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무건전성을 중심으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며 "이를 감안하면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형주에 관한 투자는 당분간 자제하는 것이 낫다" 고 분석했다.
이선엽 과장은 "1월 실적 발표 이후 지수가 흔들릴 때가 저가매수의 기회" 라며 "경기부양책과 금리인하와 관련된 종목을 중심으로 업종 대표주를 선매수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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