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둘러싸고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밝혀졌다.
4월 기준금리 동결 4표, 인하 3표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막판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다는 채권시장의 일부 설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공개된 지난 11일자 한은 금통위의 의사록에 따르면 하성근·정해방·정순원 금통위원등 3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하고 0.25%포인트 인하할 것을 주장했다. 기준 금리가 4:3으로 결정된 것은 2001년 7월과 2006년 8월 이후 이번 4월 금통위가 세번째다.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한 금통위원은 “국내경제는 완만한 속도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장 모멘텀이 크지 않은 모습”이라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향후 성장, 물가 등 실물경제와 금융·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우리 경제의 저성장국면이 2년 이상 계속됨에 따라 성장잠재력 자체가 상당히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양적완화정책의 확대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부정적 파급효과(spillover effect)가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함으로써 미약한 경기회복력 강화, 경제주체의 심리 개선 그리고 주요국의 양적완화정책의 부정적 효과 완화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다수 금통위원은 국내경기가 완만하게 살아나며 개선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의 유동성 상황은 풍부하지만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신용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금통위원은 “풍부한 시중유동성이 실제 기업투자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작년 영란은행이 도입한 펀딩 포 렌딩(funding for lending) 제도와 같이 총액한도제도도 개편해 경기대응성을 높이고 통화금융정책의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올해 하반기 물가 전망은 복지효과 등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축통화국처럼 제금금리까지는 가기 어려워 양적완화정책을 취함에 있어 좀 더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밖에도 환율 변동이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가계부채 상황 등 금융시스템 교란요인과 외화자금 유출입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유럽지역 리스크, 지정학적 위험 등 대내외 불안요인에 따른 외화자금 유입 가능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외화유출입 완화방안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적정 외환보유액의 통화별 구성, 주요 교역대상국과의 상호 협력체계 구축 등에도 유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