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한국음악의 유럽 전진기지 만들 것"

‘K-뮤직 페스티벌’ 쇼케이스

입력 : 2013-05-02 오후 4:54:54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영국 런던에서 사상 최초로 한국음악 축제인 ‘K-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축제는 오는 6월 14일부터 21일까지 총 8일 간 런던 바비칸 홀, 스칼라, 카도간 홀, 주영한국문화원 등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는 한•영 수교 130주년 기념 '런던 K-뮤직 페스티벌'의 내용을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이 주관하고 주영한국문화원, 영국 최대 음악기획사 시리어스(Serious)와 파트너십을 통해 진행된다.
 
‘K-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단체 및 음악인은 국립국악관현악단(원일 감독), 안숙선 명창, 어어부 프로젝트, 장기하와 얼굴들, 이승열, 거문고 팩토리 등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공연팀은 현지와 국내를 아우르는 자문위원 5명이 선정했다. 한국음악의 장르에 대한 국한을 두지 않고 한국음악인이 하는 음악을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으며, ‘K-팝’ 열풍을 ‘K-뮤직’ 전반으로 확대하고자 공연 외에 학문적 연구와 발표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진영 해외문화홍보원장, 데이비드 존스 시리어스 대표, 전혜정 주영한국문화원총괄사업팀장, 안숙선 명창, 장기하와 얼굴들, 이승열, 유미영 거문고팩토리 대표,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감독 등이 참석했다.
 
먼저 우진영 해외문화홍보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영국과 우리나라는 많은 것을 공유하고 돕고 있는 관계인데 이번 K-뮤직페스티벌은 이 소중한 관계를 노래로 전달하는 행사라 생각한다”면서 “K-뮤직페스티벌이 한국과 영국, 또 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게 하는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안숙선 명창, '장기하와 얼굴들'의 쇼케이스가 공개됐다. 안숙선 명창은 흥보가의 박 타는 대목을, ‘장기하와 얼굴들’은 ‘풍문으로 들었소’, ‘그렇고 그런 사이’를 연주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문화원)
런던에 판소리 공연은 소개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안숙선의 ‘흥보가’는 지난해 1월 런던 카도간 홀 무대에 오른 송순섭 명창의 ‘적벽가’ 이후 두 번째 판소리 무대가 될 예정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경우 런던의 인디밴드 전문 최대 클럽인 스칼라 무대에 올라 한국형 록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안숙선 명창은 “런던은 해외 나라 중 가장 전통적인 느낌이 강한 곳"이라며 "우리 전통의 소리와 교감이 잘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음악연주단체로는 사상 최초로 바비칸 센터 무대에 국립관현악단과 함께 오를 원일 예술감독은 “서양의 오케스트라가 ‘태양의 오케스트라’라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달의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면서 “대취타, 아리랑, 공무도하가, 열반, 진도씻김굿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특히 정전 60주년을 맞아 진도씻김굿을 원형 그대로 선보이며 현지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장기하는 “훌륭한 음악인 선배들과 함께 가게 돼서 영광스럽다”며 “한국 음악인 외에 존경하는 음악인이 대부분 영국 음악인인데 록 장르의 본고장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고 신난다. 한국식 록음악을 고민하는 밴드인 만큼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미영 거문고팩토리 대표는 “다양한 장르의 대표주자들과 함께 공연하게 돼 영광”이라며 재미있게 공연하고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주최 측은 K-뮤직 페스티벌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음악기획사 시리어스와 함께 손잡고 이 축제를 다양한 장르에 종사하는 한국음악인들을 위한 유럽 투어 전진 기지로 확대•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 자리에 함께 한 데이비드 존스 시리어스 대표는 “시리어스는 한국음악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다양한 음악을 대규모로 콜래보레이션 하는 데 있어 전문가”라면서 “다른 문화에 대해 소개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안숙선 명창의 말처럼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것이 중요하다”면서 “전통악기와 개량악기를 아우르며 음악활동을 하는 거문고 팩토리의 경우에서 보듯 한국 음악신이 상당히 진보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끄는데, 수세기 동안 이어온 이 자신감을 널리 소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서 지속적으로 협업관계를 이룰 것임을 강조했다. 이번 축제보다 5년 후를 더욱 기대한다는 데이비드 존스는 “참여 음악인들이 유럽으로 나아가는 길을 만들어주고 싶다”면서" 다문화 사회인 영국에서 공연할 경우 뉴욕, 프랑스, 베를린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방 안의 코끼리’라는 영국 속담을 소개하며 한국음악인들에게 적극적인 자세로 세계시장을 바라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데이비드는 “아무리 크고 위대한 것이라도 방 안에 있으면 널리 알려질 수 없다”면서 “한국음악인들도 관객들을 향해 뻗어나가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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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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