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승희기자] 미국· 일본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세계 각국이 돈 풀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원화 강세 압박으로 수출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감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 ECB 이어 인도 등 세계 각국, 금리인하 단행
앞서 2일 ECB는 0.75%이던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3월 유로권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12.1%에 이를 정도로 경기가 가라앉자 작년 7월 이후 10개월 만에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12월 아베 신조 총리가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표방하며 '아베노믹스'에 드라이브를 걸며 엔저 공세를 펼치고 있다.
헝가리 역시 작년 성장률이 -1.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0.1% 성장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자 올 들어서만 4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폴란드와 터키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그 외 인도 중앙은행(RBI) 역시 기준금리를 종전 7.5%에서 7.25%로 0.25% 포인트 인하했고, 영국·러시아·뉴질랜드·호주 등도 금리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금리인하 추세..유동성 확대 '긍정적'..수출주엔 '독'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유동성 확대 정책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
삼성전자(005930)처럼 실적이 높고, 주가도 높은 기업이나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통화량 확대에 따른 수혜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어 실질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각국의 금리인하정책은 기축통화를 강점으로 환율약세를 유도해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내수를 부양하려는 정책"이라며 "장기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면 국내 수출이 증가할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국내 수출주에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미국 경기가 확실히 회복하기 전까지는 환율에 덜 민감하면서 이익 안정성이 높은 중소형주의 선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은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나 일본은 제로 금리를 유지한 지 오래돼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ECB 금리 인하 역시 어느 정도 예상된 내용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