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일 내놓은 녹색 뉴딜사업의 핵심은 미래 사업에 재정을 집중해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지만 대부분 단순직 고용에 그쳐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2012년까지 50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9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 적자의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일자리 또한 단순 생산직 등 일회성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기존에 나왔던 대규모 국책 사업과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아 녹색 뉴딜이라는 이름 아래 기존 사업들을 끼워맞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50조원 투입..재정 적자 부담 커질듯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대규모 국책 사업 발표를 통해 성장 동력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9월에는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향후 5년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도로.철도망 확충, 새만금 개발 등 30대 국책 선도프로젝트에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지난해 8월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을 현재 2.4%에서 2030년까지 11%로 늘리기위해 설비투자에 100조원, 연구개발(R&D) 투자에 11조5천억 원 등 모두 111조5천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올해부터 2012년까지 추진하는 녹색 뉴딜 사업에는 총 50조원 규모의 재정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이미 예산에 반영된 액수는 4조3천626억원에 불과해 나머지 45조원 정도는 향후 충당해야한다.
정부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통해 연도별 예산 소요, 국비.지방비.민자 등 배분 비율 등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침체 속에서 4년여동안 매년 평균 11조원 이상 이 분야에 투입해야 하는데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국고에서 37조5천411억원, 지방비 5조2천724억원, 민자 7조2천357억원으로 충당하기로 하고, 지자체의 추경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무리한 지출 확대는 재정 건전성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재정부는 올해 재정수지를 당초 예상보다 3조원 늘어난 24조8천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무리한 녹색 뉴딜 사업으로 적자 폭만 늘어날 수도 있다.
◇ 96만명 고용..95% 이상 단순직
정부는 2012년까지 95만6천420명을 고용한다고 발표했으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고용의 질은 열악하다.
건설.단순생산직이 전체의 95%가 넘는 91만6천156명에 달하는 반면 전문.기술.관리직은 3만5천270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녹색 뉴딜에 15~29세 청년층은 9만8천820명이 고용되는데 이 가운데 8만8천867명이 건설.단순 생산직이어서 청년층의 일자리 또한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정부는 극심한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일자리 창출 자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 사업별로 일자리를 살펴보면 4대강 살리기 19만9천960명, 녹색 교통망 확충 13만8천67명, 국가공간정보 통합체계구축 3천120명, 우수유출시설.중소댐 1만6천132명, 그린카 및 청정에너지 보급 1만4천348명, 폐기물 자원 재활용 1만6천196명, 녹색 숲 가꾸기 17만702명, 그린홈.그린스쿨 사업 13만3천630명, 에코 리버 조성 1만789명 등이다.
연도별로는 올해 14만1천873명, 2010년 25만9천896명, 2011년 29만9천471명, 2012년 25만5천180명이 고용된다. 이 가운데 청년층은 올해 1만5천366명, 2010년 2만6천750명, 2011년 3만541명, 2012년 2만6천162명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위기 극복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인데 기왕에 하려면 미래를 대비해 일자리를 만들자는데서 녹색 뉴딜 사업이 나왔다"면서 "단순직이 많지만 사업 과정에서 전문직을 늘리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