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임애신기자] 증권사 임직원들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불법 주식 거래가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하나대투증권·IBK투자증권·KDB
대우증권(006800)등 증권사에 대한 정기 종합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 임직원들이 차명 계좌를 이용해 자기매매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계좌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관련 내용이 수 차례 적발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2009년 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증권사 임직원은 주식·장내파생상품, 장외파생상품, 파생결합증권에 대해 본인 명의의 소속 증권회사 한 개 계좌를 통해서 주식을 투자할 수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증권사 임직원의 주식 투자가 원칙적으로 금지됐지만 자본시장법이 도입되면서 증권사 임직원의 자기 매매는 법률상 허용됐다"며 "다만 증권사 직원들이 사리 사욕 채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어기면 법상 제재를 받을뿐 아니라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내부통제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주식거래에 대해서도 거래 대금과 매매 횟수 등을 제한하고 있고, 위험성이 큰 선물·옵션거래와 미수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되풀이되다시피하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불법 자기매매는 개인적인 도덕적 해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차명계좌를 이용한 자기매매는 엄격한 내부 컴플라이언스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행동"이라며 "따라서 개인적인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추천한 종목이 올라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직원 본인도 개인 돈을 투자하고 싶을 것"이라며 "거래 규모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다른 계좌를 만들어서 수익을 얻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다른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이 개인 계좌로 단기 매매를 하지 못하게 증권사가 막아 놔서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증권사들이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직원들이 수수료 수익을 내기 위해 개인 돈으로 여러 차례 거래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 직원의 자금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아예 계좌 거래를 막아놨다는 설명이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