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이 청와대와 윤 전 대변인 간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두고 양측이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윤 전 대변인 귀국을 청와대가 지시했다면 정부가 박 대통령 방미 도중 낯뜨거운 이번 사건이 불거지지 않도록 은폐를 시도한 셈이 된다.
또 귀국이 미국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한 윤 전 대변인 개인의 도피성 결단이었다면 박 대통령은 극히 함량미달의 시정잡배성 인물에게 권력을 쥐어준 꼴이 된다.
4박6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론이 종국엔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윤 전 대변인과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이 수석은 11일 윤 전 대변인이 기자회견에서 이 수석이 귀국을 지시하며 비행기표도 예매해줬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그런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수석이 10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과 박 대통령에게 사과한다"고 했을 때 자신의 귀국에 관여한 바 없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단호히 말했다.
자칫 향후 전개가 진흙탕 싸움으로 흐르진 않을까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이번 일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보다 당사자간 이전투구로 초점을 흐리게 할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 인선으로 촉발된 불통·밀봉 인사 논란 때도 대국민 사과는커녕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문이 발표된 점도 박 대통령의 침묵을 점치게 하는 부분.
다만 정가의 태풍이 된 사상 초유의 워싱턴발(發) '윤창중 스캔들'은 앞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박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