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지난해 전문의약품(ETC) 매출 상위 10개 품목 중 6개 품목은 다국적 제약사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을 다국적 제약사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토마토>가 13일 유비스트의 ‘2012년 국내 전문의약품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전문의약품 상위 10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매출 1위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로 나타났다.
BMS는 '바라크루드' 1품목에서만 무려 17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국내 중견제약사 연간 총매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글로벌 신약 하나의 막대한 매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바라크루드’는 지난 2007년 1월 국내에 상륙했다. B형간염 바이러스(HBV)의 복제를 저해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세포감염 능력을 저하시키는 경구 투여용 항바이러스제다.
2위에는 1999년 국내에 출시된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만 9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크레스토’와 노바티스의 ‘엑스포지’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이들 모두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이다.
국내 제약사들 중에는 동아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한독약품 등이 그나마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동아제약(현 동아에스티)은 2002년 천연물 신약 ‘스티렌’을 출시했다. 동아제약 1호 신약이다. 1993년 동아제약은 자양강장제 ‘박카스’의 대중적인 성공을 바탕으로 천연물신약 개발에 착수한 지 10여년 만에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1995년 당시 김원배 연구소장(현 동아ST 부회장)이 천연물과학연구소와 산학연 공동연구를 체결, 천연물 신약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 약은 지난해 7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5위에 올랐다.
6위에는 한미약품 복합신약인 ‘아모잘탄’이 7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이름을 올렸고, 뒤를 이어 대웅제약의 ‘글리아티린’이 701억원의 매출로 7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 한독약품의 ‘플라빅스’, 화이자의 ‘노바스크’ 등이 상위 10위권에 각각 랭크됐다.
이와 관련해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전문약 개발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품 우위가 당연한 것 아니냐”며 “국내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품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당연시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조사 등 제약업계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제약사들이 선방한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숨통 틔우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