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증권사들이 고객 실명 확인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금융당국이 계열 보험사를 통해 개설된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대해서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과 함께 고객 실명 확인을 오는 6월까지 요구했기 때문.
(사진=뉴스토마토)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016360)은 지난 9일 자사 홈페이지에 삼성생명·화재에서 만든 삼성증권의 CMA 계좌에 대한 실명 확인 출장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증권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해 실명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삼성증권 지점이 없거나 원거리 지방거주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직접 출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실명 확인에 힘쓰고 있고 있는 것.
미래에셋증권(037620) 역시 금융당국의 고객 실명확인 요구에 맞춰 고객 개인별 전화 공지는 물론 이메일 공지를 통해 고객의 실명 확인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실명 확인과 관련된 공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처럼 증권사들이 고객 실명 확인에 힘쓰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보험사의 위탁계좌 개설에 대해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0년 말 보험사의 위탁계좌 개설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를 통한 CMA 개설을 금지하고, 2010년 말 이전에 개설된 CMA에 대해서는 오는 6월까지 증권사가 직접 고객 실명 확인 절차를 수행하고, 이를 거치지 않은 계좌에 대해서는 계좌 이체 등 일부 금융서비스를 제한하도록 지시했다.
문제는 중소형 증권사를 제외한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개설 계좌수가 많은 증권사의 경우 해당 일까지 고객 실명 확인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앞서 증권사들은 지난 2009년 지급결제업무가 허용된 이후 고객 확보 차원에서 계열 보험사 등을 통해 CMA 계좌 유치에 매진했다.
하지만, 금감원 지시 이후 현재까지 이들 증권사가 완료한 고객 실명 확인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CMA가 가장 많은 삼성증권은 10만개의 계좌 가운데 55% 수준인 5만5000계좌의 실명 확인이 완료됐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엔 8만1880계좌 중 15% 수준인 1만2104계좌의 실명이 확인됐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드려 실명 확인을 유도하고 있다"면서도 "고객 가운데 해외에 나가 계시는 분들도 있고, 연락이 안 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고객 실명 확인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증권사들이 고객들의 실명 확인에 힘쓰고 있지만, 실명 확인이 제때 완료되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특히, 보험사나 카드사를 통해 보험료 자동이체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의 경우에는 타인명의 이체 중단에 따른 미납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 실명 확인을 거치지 않은 CMA 계좌의 경우에는 고객 본인의 은행계좌로 이체가 가능하지만, 타인에게는 직접 이체가 불가능하다"며 "이 경우 고객의 은행 계좌로 이체한 뒤 은행 계좌에서 타인 계좌로 이체해야 하는 불편함뿐 아니라 자동이체를 걸어둔 계좌의 경우엔 미납되는 상황도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